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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불안한 사람들ㅣ프레드릭 배크만 Fredrik Back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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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불안한 사람들 Anxious Peopleㅣ프레드릭 배크만 Fredrik Backman


스웨덴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 1981)의 소설 <불안한 사람들 Anxious People>입니다. 저자는 2015년 개봉한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원작자로 유명합니다. 2023년에는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오토라는 남자>로 미국에서 리메이크되기도 했습니다. <오베라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불안한 사람들> 역시 스웨덴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새해 이틀 전날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 두 작품만 읽어봐도 프레드릭 배크만이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겁니다. 너무. 너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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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불안한 사람들>의 주제는 '우리는 모른다, 우리는 바보다'입니다. 프레드릭 배크만 역시 그러한 표현을 곳곳에 배치해두고 있습니다. 

 

진실은 무엇일까? 이건 다리와 바보들과 인질극과 오픈하우스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실 여러 편의 사랑이야기다. / 전부 복잡하고 있을법하지 않은 이야기다. 주제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일지 모른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 모른다. 

 

우리 인생을 어쩌면 가장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 소설이 아닐까 합니다. 이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고, 복잡하고, 옳다고 여긴 게 틀린 경우도 있고,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니까요. 

 

 

작은 마을에 사는 한 남자가 어느날 아침 월세 88만 원이 없어 궁지에 몰린 상태로 모형 권총을 들고 집을 나섭니다. '어쩌다 은행 강도'가 된 남자는 현금이 없다는 은행직원의 말에 당황해 인근 오픈하우스로 달아나고 '어쩌다 인질범'이 됩니다. 어설픈 남자를 오히려 가르치고 위로하는 '인질'들과의 대화를 듣다 보면 그야말로 헛웃음 나는 상황의 연속입니다. 

 

딱 하나의 지독하게 한심한 발상. 그것만 있으면 된다. 

 

 

"아뇨....! 아니에요, 나는 강도가 아니에요.... 다만.... 음, 어쩌면 강도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여러분은 피해자가 아니에요! 이제는 인질극 비슷하게 되어버렸네요! 오늘 하루 제 일진이 사납네요!" 

 

그 모든 사태가 이렇게 시작됐다.

 

인질 중 한 사람이 이 어설픈 은행 강도이자 인질범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인간에게는 단순한 서사뿐 아니라 동화도 필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 같았거든요. 세상에 난장판 한번 안 만들어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재밌는 사람들은 전부 살면서 최소한 한 번씩은 황당한 짓을 저질렀다고요!"

 

프레드릭 배크만은 한 문장으로 소설 속 모든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정리해버립니다.

 

인생이 이런 식으로 흘러갈 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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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나름 숨 가쁘게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재미있습니다.

 

그 속에서 저자는 인생의 진실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과거가 우리의 모든 것을 규정하지 않으며, 지금까지 저지른 실수가 삶의 전부는 아니라고, '어쩌다 은행 강도', '어쩌다 인질범'이 된 한 남자의 삶, 그리고 실수 투성이인 다른 등장인물들을 통해 그 진실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흔히 인간의 성격은 경험의 총합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게 전적으로 맞는 말은 아니다. 앞으로의 선택, 다가올 미래도 우리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실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하던 저자는 마침내 세상에 진실은 '없다'라고 결론 내립니다. 혹은 '모른다'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그러니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는 것, 그저 같은 상황에 처한 서로를 토닥이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따를 진리라고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라는 것.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라는 것.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하라는 것.


2024.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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