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눈보라 The Snowstormㅣ알렉산드르 푸시킨 A.S.Pushkin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이자 소설가 알렉산드르 푸시킨(Alexander Pushkin, 1799-1837)의 단편 소설집 <눈보라 The Snowstorm>입니다. <눈보라>는 푸시킨이 생애 최초로 완성한 단편집으로 러시아의 정서를 잘 담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푸시킨은 러시아의 민중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37세에 비운의 죽음을 당하지만 그의 작품은 이후 수많은 시인과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국내에서는 1825년 발표된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 현재는 슬픈 것 /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표제작 <눈보라>는 한밤의 폭설로 인해 엇갈린, 그러나 완전히 어긋나버리지는 않은 사랑 이야기입니다. 부유한 집안의 마리야와 가난한 육군 장교 블라디미르는 사랑에 빠지지만 마리야의 부모는 블라디미르를 탐탁지 않게 여깁니다. 마리야는 블라디미르에 대한 사랑으로 번민하며 수시로 악몽을 꿉니다. 사랑을 위해 함께 도피하기로 계획한 두 사람은 옆 마을 교회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합니다.
준비는 끝났다. 삼십 분 후면 부모님 집과 자기 방, 고요한 처녀 시절이 삶을 뒤로 남긴채 떠난다...
그러나 마리야와 블라디미르가 만나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날 엄청난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어긋나버립니다. 군대로 복귀한 블라디미르는 보로디노 전투(1812년 9월 7일)에서 중상을 입게 되고 마리야는 그가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뜰 안에는 그의 트로이카 마차가 없었다. 과연 어떤 소식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가!
3년여의 시간이 흘러 마리야는 부르민이라는 청년을 만나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블라디미르를 잊지 못하고 주저합니다. 부르민 역시 마리야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도 어딘가 주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부르민은 자신이 4년 전 결혼한 몸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 사는지, 다시 만날 수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인데 뭔가 느낌이 온 마리야는 계속 부르민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알아요, 당신이 한때 다른 사람을 사랑했었다는 걸, 그리고 그 사람이 죽었고 삼 년 동안 아파했다는 것도... 친애하는 미라야! 그러나 저는 불행한 피조물이랍니다... 저는 결혼한 몸입니다!"
마침내 마리야는 부르민이 바로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블라디미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엄청난 눈보라로 인해 모든 게 꼬여버린 그날, 정신없이 헤어졌던 두 사람은 극적으로 재회합니다.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게 되나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당신이었던 거로군요! 저를 알아보지 못하시겠어요?"
2023.1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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