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칸트의 말ㅣ임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하야마 나카바 엮음
근대 이후 철학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철학계의 거장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의 어록을 엮은 하야마 나카바(Nakaba Hayama, 1968)의 <칸트의 말>입니다. 칸트는 인간의 사고를 과학적으로 고찰하고 어려운 철학을 친숙한 학문으로 알리는 데 애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의 저서 역시 읽기 수월하진 않습니다. 옮긴 이 하야마 나카바 역시 에필로그에서 어렵고 읽기 힘들다는 이유로 경원시 되는 칸트의 말을 대중에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엮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책 <칸트의 말>은 칸트의 3대 비판서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과 더불어 <계몽이란 무엇인가?>, <인간학>, <교육학>, <이론과 실천>, <세계시민적 견지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 <도덕 형이상학을 위한 기초 놓기>, <아름다움과 숭고함의 감정에 관한 고찰>, <뇌 질환에 대한 실험> 등 칸트의 대표적인 저서와 강의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한 해설과 제목을 달아두었는데 철학 문외한인 독자에겐 큰 도움이 됩니다. '현자는 이성을 잃고 허둥거리지 않는다'라는 표제 아래 글입니다.
폭풍 속 바다의 배 위에서 인간이 떨고 있을 때 돼지는 유유히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본 그리스 철학자 피론은 이렇게 말했다. "현자의 침묵은 바로 이런 모습이다." _<뇌 질환에 대한 실험>
'소중한 하루하루의 축적'이라는 표제 하의 글입니다.
생애 마지막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도록 매일 자신의 행동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자녀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_<교육학>
천재에게 '취향'이라는 틀이 생길 때 작품이 탄생한다. _<판단력비판>
'인생이란 숨 쉬고 있는 시간이 아니다'라는 표제 하의 글에서 오래 산다는 것, 장수에 대한 단상이 정리돼 있습니다.
한정된 수명 안에서 장수하라. 곰곰이 생각하고 행동한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은 인생을 더 오래 산 것이다. _<인간학>
잠깐 멈춰 서서 곰곰이 생각하지도, 올바른 행위에 대해서 생각하지도 않는, 즐거움뿐인 인생에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_<'비망록' 아름다움과 숭고함의 감정에 관한 고찰>
'생각하지 않는 인생은 보잘것없다'라는 단호함이 제 인생은 어떠한가 돌아보게 합니다.
이성을 작동시키는 대신 책에 의존하고, 양심을 작동시키는 대신 종교에 의존한다. 스스로 식사를 절제하는 대신 의사에게 식이요법을 처방받는다. '생각한다'는 번거로운 일도 돈만 지불하면 모두 다른 사람이 맡아서 해 준다. 인간이란 얼마나 게으른 존재인가! _<계몽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편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자연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가로이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지혜를 짜내도록 만들고, 성장시키기 위해 인간을 시련 속으로 던져 넣는다. _<세계시민적 견지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
철학서가 그렇듯 칸트의 말도 곱씹을수록 깊이가 느껴집니다.
역시나 칸트의 3대 비판서 중 <순수이성비판>과 <실천이성비판>은 해설의 도움을 받아도 어렵습니다. 본서를 몇번 읽어보려고 시도해 봤는데 <판단력비판>만 겨우 읽어낸 기억이 있습니다. 언젠가 제 수준이 올라가면 이 책들이 눈에 들어올까요.
2023.1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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