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사라질 것 같은 세계의 말: 소수언어ㅣ요시오카 노보루

728x90
반응형


[책] 사라질 것 같은 세계의 말: 소수언어ㅣ요시오카 노보루


일본의 언어학자 요시오카 노보루(Noboru Yoshioka)와 일러스트 작가 니시 슈쿠(Nishi Shuku)의 그림 에세이 <사라질 것 같은 세계의 말: 소수언어>입니다. 사용인구가 100만명이 되지 않는 소수언어, 심지어 5명만이 공유하는 언어에서부터 0명인 언어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7천여 언어 중 소수언어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 참고로 한국어는 전세계 7,700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세계언어 중 14위(2022년 기준)입니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이텔멘족의 민족어(Itelmen)로 현재 10여명만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합니다. 'Alfs(알프스)'라는 말이 '강을 거슬러 오르다'라는 뜻이라는데 흔히 아는 알프스 산맥이 연상되는 단어입니다. 

 

728x90

 

 

타이완의 시디그족과 타이루거족 1만명 정도가 사용하는 시디그어(Seediq)입니다. 'Sisin(씨신)'이라는 좋은 일을 불러오는 새인데 우리나라 까치와 비슷한 상징을 갖고 있습니다.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도 있어 이 새가 앞을 가로지르며 날아가면 행동개시! 길 한편에서 소란만 피우면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한다고 합니다.  

 

 

북유럽 지역 소수민족인 사미족의 언어(Sami)에는 혹독한 날씨와 관련된 표현이 있습니다. 'Skabma(스카마)'는 해가 없이 수십 일간 지속되는 최북방의 추운 겨울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사미어는 사미족의 절반인 약 3만 5천명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웨일즈 지역의 공용어인 웨일쉬(Welsh)는 영어의 영향으로 차츰 사용인구가 줄고 있으나 여전히 56만여 명이 모어로 사용합니다. 'Hiraeth(히라이스)'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 우리나라의 향수병이라는 표현과 비슷할지 모르겠습니다. 커다란 짐가방을 멘 사람의 뒷모습이 단어와 잘 어울립니다.  

  

반응형

 

 

파푸아뉴기니의 산지에서 생활하는 소수민족의 언어 돔어(Dom)는 정서가 풍부해 보입니다. 'Guika(구이카)'는 전화통화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바람에 실어 말을 전하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Gui'가 바람, 'Ka'가 말을 뜻하는 합성어입니다. 현재 1만 6천명이 돔어를 쓰고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는 밀접하다는 점에서 소수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집단 문화의 소멸을 의미합니다. 언어학자인 저자는 그 점이 안타까워 이 책에 소수언어를 기록했다고 말합니다. 작은 언어와 생활 문화를 영영 되찾을 수 없게 되기 전에 같이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의 마지막에서는 언어 사용인구가 0명인 대안다만혼성어(Mixed Great Andamanese)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인도 벵골만 동부 섬에서 사용되었는데 마지막 세대 사용자 두 명이 2009년과 2010년에 세상을 떠나며 문헌상으로만 존재하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1년 사이에 세상을 떠난 두 사람, 김영하 작가의 책 <오직 두 사람>에서 언급된 누구와도 대화할 수 없는 언어가 모국어인 사람의 고독이 떠오릅니다. 


2023.12.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