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데카메론 Decameronㅣ조반니 보카치오

728x90
반응형


[책] 데카메론 Decameronㅣ조반니 보카치오 Giovanni Boccaccio


근대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조반니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1313-1375)의 <데카메론 Decameron>입니다. 피렌체에서 태어나 14세에 장사를 배우기 위해 나폴리로 보내진 보카치오는 1340년 나폴리에 흑사병이 돌자 피렌체로 돌아옵니다. 이후 1348년에는 피렌체에 흑사병이 퍼지고 시민의 4분의 3이 죽어갔습니다. 이 당시를 배경으로 <데카메론>을 집필했으며 약 4년 만인 1353년에 완성합니다. 

 

<데카메론 Decameron>은 그리스어 '데카(deka, 숫자10)'와 '헤메라(hemera, 날)'의 합성어로 열흘, 10일을 의미합니다. 일곱 여성과 세 남성이 열흘간 하루에 10편씩 돌아가며 나눈 총 100편의 이야기 모음집이 <데카메론>입니다. 제가 읽은 축역본에서는 그 가운데 20편을 싣고 있습니다. 

 

728x90

 

조반니 보카치오는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1321)와 함께 중세 이탈리아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데카메론>을 단테의 <신곡(神曲)>에 대응하는 <인곡(人曲)>이라 부르며 그와 어깨를 견줄만한 명작으로 보기도 합니다. <데카메론>은 로마가톨릭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세속적 가치관, 인간 욕망의 적나라한 표현을 담고 있어 오랫동안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흑사병이 창궐한 피렌체를 떠나 이야기 여행을 함께 하는 열 명의 사람들, 그들은 모두 '유족'입니다. 흑사병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가기 위해 나누는 재미있는 100가지 이야기가 <데카메론>인 것입니다. 작품의 앞부분에서 보카치오는 <데카메론>에 대해 이렇게 소개합니다. 

 

즐거움의 끝에는 고통이 찾아오듯이, 불행한 일은 갑자기 찾아온 즐거운 일로 끝맺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기쁨을 드리기 위해 이 책을 쓰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사람은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을 겪더라도 즐거운 일을 찾기 마련 아니겠어요?

 

반응형

 

열흘 동안 매일 10가지 이야기를 나누고나면 다음날 나눌 이야기 주제를 정합니다. 그리고 열 명의 남녀는 노래와 춤을 즐기고 잠자리에 듭니다.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눌 상황이 아니지만 그들은 마치 기도나 의식을 치르듯 그 시간을 보냅니다.

 

마지막 날이니 영예로운 사람들 이야기로 끝을 맺자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환영했습니다. 그들은 여느 저녁이나 마찬가지로 노래와 춤을 즐겼습니다. 

 

열흘간의 이야기가 다 끝난 날도 저녁식사를 마치고 노래와 춤을 즐긴 후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슬픔이 가득한 피렌체로 다시 돌아갑니다.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일곱 명의 여성들이 나눈 이야기로 돌아와 봅니다. 모두가 죽어나가는 피렌체의 절박한 상황, 그들은 그곳에서 죽음을 기다리기보다는 피렌체 근교로 나가 맑은 하늘과 자연을 즐기자고 합니다. 흑사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지만 지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보자고 제안합니다. 

 

우리 주변을 보세요. 모두 죽어나가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믿고서 그냥 기다리고 있는 건가요?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단테의 <신곡>에 견줄만한 <인곡>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내는 것, <데카메론>에 수록된 이야기들이 당연히 재미있고 모두 해피앤딩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3.12.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