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ㅣ로맹 퓌에르톨라

728x90
반응형


[책]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ㅣ로맹 퓌에르톨라


프랑스 신진작가 로맹 퓌에르톨라(Romain Puertolas, 1975)의 장편소설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L'extraordinaire voyage du fakir qui était resté coincé dans une armoire Ikea>입니다. 저자가 프랑스 국경에서 경찰로 근무하는 중에 만난 밀입국자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쓴 작품으로 2014년 쥘 베른상을 수상했습니다. 

 

728x90

 

주인공은 인도에서 마술과 고행을 하며 살아온 아자타샤트루 라바슈 파텔이라는 인물입니다. 침대를 구입하기 위해 파리의 이케아를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100유로 가짜 지폐 한장을 들고 파리에 도착한 그는 집시 귀스타브의 택시를 타고 이케아로 갑니다. 물론 택시비는 위폐로 눈속임해 무임승차하고 덕분에 사기죄로 이후 귀스타브의 집요한 추적을 당하게 됩니다.  

 

 

사려던 침대는 재고 부족으로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려야할 처지가 됩니다. 폐점 후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이케아 매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하고 침대 밑과 철제 캐비닛을 옮겨 다니며 몸을 숨깁니다. 문제는 그 캐비닛이 다음날 영국으로 배송될 제품이라는 것이죠. 

 

그는 옷장 안 어둠 속에서 이제나저제나 누군가 자신을 발견하기를, 아니, 발견하지 않기를 기다렸다. // 아무도 파텔을 발견하지 못했다. 어쩌면 누군가 파텔을 발견했더라면, 그랬더라면 차라리 더 좋았을지도 몰랐다.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 흔들리는 캐비닛, 파텔은 영문을 알 수 없어 혼란스럽습니다. 결국 얼떨결에 파텔은 캐비닛에 실려 영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머리에 터번을 쓴 인도 고행자 파텔, 괴짜스럽고 속임수에 능하지만 어딘가 귀여운 구석이 있습니다. 파텔은 불법 밀입국을 시도하던 사람들과 함께 영국 국경 경찰에게 붙잡힙니다. 이때 만난 밀입국자들을 통해 파텔은, 그리고 저자인 로맹 퓌에르톨라는 불법이민을 감행하는 '못 사는 나라' 사람들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보게 됩니다. 

 

반응형

 

뼛속까지 파고드는 두려움 때문에 파텔은 그저 새로 사귄 친구들이 닭장차에 올라타는 광경만 물끄러미 지켜볼 뿐이었다. 곧 파텔 역시 차 안으로 거세게 떠밀려 넣어졌다. '잘사는 나라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그들을 환영해 주었다고나 할까?  

 

로맹 퓌에르톨라는 잘사는 나라에서 태어나 여행의 자유,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최소한의 삶이라도 보장받기 위해 목숨을 결고 국경을 넘는 밀입국자가 되는 이들도 있다고 말합니다. 국경 경찰로 일했던 그의 경험은 '익살스러운' 이 책 이면을 받치는 '진지한 교훈'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파텔은 여러 에피소드를 따라 스페인, 이탈리아, 리비아까지 여행합니다. 다니는 동안 예상치 못한 인연도 만나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소설도 써냅니다. 인도에서 태어나 내내 호구지책으로 살아온 파텔은 이 '모험'을 통해 이제 작가, 사업가로 누군가를 도우며 살기로 합니다. 

 

파텔이 영국으로 가는 트럭에서 겪은 경험담에 감동을 받은 이케아 디자이너들은 화장실은 물론 생존에 필요한 기본 물품을 구비한 옷장 디자인을 만드는 데 돌입했다. 그 모델은 몇 달 후 그리스-터키 국경 부근에서 출시 즉시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 분명했다.  

 

저자 로맹 퓌에르톨라는 마지막까지도 프랑스 작가 특유의의 블랙코미디를 던집니다. 


2023.12.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