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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꿈ㅣ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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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꿈 Sogni(Dreams)ㅣ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매일 밤 나는 투쟁한다." 

 

꿈을 투쟁으로 정의하는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글쓰기가 "꿈과 같은 내면의 삶을 묘사하는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을 만큼 꿈을 특별하게 여긴 작가입니다. 이 작품 <꿈 Sogni>은 카프카의 글에서 꿈에 관한 부분들, 그리고 카프카가 일기나 서한 등에서 자신의 꿈을 설명한 것들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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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기분 나쁘기는 하지만 공포스럽다고까지는 할 수 없는... 사람이 그런 꿈에서 깨어나려면 일단은 꿈이 끝까지 진행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 전에는 안간힘을 써도 도중에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꿈은 혀끝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니까요. 

 

쉽게 깨어나기 어려운 기분 나쁜 꿈을 '혀끝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이라고 묘사한 부분에 감정이 이입됩니다. 

 

 

첫 문장에 방점이 꾹꾹 눌러 찍혀 있는 꿈이 하나 실려 있습니다. 이 책 <꿈 Sogni>의 해설서에서는 이 부분을 죽음에 대한 묘사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런 시각으로 다시 읽어보니 정말 그렇게 읽힙니다. 묘한 꿈 이야기입니다. 

 

지워지지 않는 꿈, 그녀는 시골길을 가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 그녀는 마을을 지나쳐 갔다. 문 앞에는 아이들이 서 있었다. / 아이들은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지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_H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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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는 자는 동안 꿈 꾸는 것을 '잠 없는 밤'으로 적고 있습니다. 수많은 날을 잠 없는 밤으로 보낸 카프카에게 꿈은 환상적인 글쓰기의 동기가 되었지만 또한 공포스러운 투쟁과도 같았습니다. 

 

고통, 그것은 밤새도록 잠을 파헤치는 쟁기질입니다. 그리고 낮 또한 파헤칩니다. 견딜 수 없이 힘듭니다. _밀레나 예젠스카에게, 1920.11.

 

가수면 상태에서 꾼 꿈은 다음날 기록으로 생생하게 묘사해내는 카프카에게는 꿈이 오히려 실재에 더 가깝습니다. 또 그것이 진실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떤 상황이나 문제에 장기간 골몰하다 보면 꿈에서 느닷없이 해답을 얻는 때가 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비실재적인 꿈이 어쩌면 더욱 강력하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 책은 꿈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을 새롭게 열어줍니다.  


2023.1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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