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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모든 사람은 혼자다ㅣ시몬 드 보부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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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모든 사람은 혼자다ㅣ시몬 드 보부아르, 실존주의 철학 에세이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1986)의 철학 에세이 <모든 사람은 혼자다>입니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 학교에서 교육받았으며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1905-1980)의 연인이자 계약결혼한 아내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 <모든 사람은 혼자다>는 보부아르가 1944년에 쓴 첫 실존주의 철학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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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혼자다>의 원서 제목이 'Pyrrhus et Cineas'인데 피뤼스(Pyrrhus, BC 319-272)는 곧 희랍의 왕으로 주변 국가들을 다수 정복한 인물이고 시네아스(Cineas)는 그의 신하로 피뤼스의 끊임없는 정복 전쟁을 저지하는 입장입니다. 피뤼스에게 "그다음에는?"이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며 모든 제국을 정복하고 돌아와 쉴 텐데 굳이 떠날 필요가 있냐는 논리로 그를 말려봅니다.

 

"우선 그리스를 정복하자." ㅡ "그다음에는?" / "인도까지 가자." ㅡ "인도 다음에는?" / "아아! 휴식하기로 하자" ㅡ "왜, 지금 당장이 아니고?" 라고 시네아스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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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해석에서는 시네아스가 더 지혜로운 것으로 이해되었으나 시몬 드 보부아르는 피뤼스의 자세를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깁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행동이야 말로 인간 본연의 존재 양식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존재를 향한 운동이다. 인간은 존재하기 위하여 행위한다. 

 

존재하기 위하여 행위한다는, 거꾸로 말하면 모든 행위에는 실존적 이유가 있다는 것인데 지금의 저로서는 보부아르의 견해에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존재하기 위해 행위하는 존재, 존재하기 위해...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의 척도는 무엇일까? 인간은 어떤 목적을 세울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인간에게는 어떤 희망이 허용되는 것일까?

 

인간이란, 나 자신이란, 나의 것이란 무엇인가. 보부아르는 무엇 하나도 '나' 이전에는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즉 사람은 누구의 이웃도 아니며 다만 어떠한 '행위'를 통해 특정한 타인을 자신의 이웃으로 만든다는 논리를 성경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 빗대 펼쳐 보입니다. 내가 만드는 것, 내 행위로만 만들어지는 것, 그것이 나를 설명해 줍니다.


 

인간의 모든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관한 실존적인 질문들로 가득한 책입니다. 다시 내려올 텐데 왜 산에 오르는가? 다시 돌아올 텐데 뭐 하러 여행을 떠나는가? 은퇴하면 백수가 될 텐데 평생 애써 일할 필요가 있는가? 모든 행위에 뒤 따르는 '그다음'에 관한 철학적인 물음에 쉽게 답을 하기 어렵습니다.

 

책날개에서는 이 책 <모든 사람은 혼자다>를 두고 프랑스 실존주의에 입문하기 위한 가장 쉬운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흠. 아직 입문하기엔 부족함을 고백합니다.


2023.1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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