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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코끼리를 쏘다ㅣ조지 오웰 George Or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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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코끼리를 쏘다ㅣ조지 오웰 George Orwell


1903년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벵골 지역에서 태어난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은 인도 제국 경찰로 미얀마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조지 오웰은 당시 제국주의에 환멸을 느껴 경찰을 그만둔 뒤 5년간 빈민생활을 합니다. 그때의 체험은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생활(1933)>에 기록해두고 있습니다. 이후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 조지 오웰은 무엇을 써야 하는지 점차 깨달아가고 이후 수많은 작품들을 써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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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코끼리를 쏘다>는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경찰로 근무하던 시절의 경험을 쓴 것으로, 삶이 곧 글이고 글이 곧 삶인 그의 사유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입니다.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하던 조지 오웰은 현지인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는 '백인' 경찰입니다. 어느날 코끼리 한 마리가 사람을 헤치고 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코끼리는 마을 뒤편에서 목을 축이고 있습니다. 그저 당황해서 혼비백산한 것일 뿐 굳이 총으로 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결국엔 내가 코끼리를 쏠 수밖에 없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나를 앞으로 떠미는 2천 명의 의지가 느껴졌다. _「코끼리를 쏘다」 본문 가운데 

 

그러나 소총을 들고 쫓아온 대영제국 경찰인 조지 오웰 뒤로 2천여 주민들이 그로하여금 코끼리를 쏘도록 떠밀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결국 코끼리를 향해 여러 차례 총을 발사하고 코끼리는 30분 넘게 고통에 시달리다 죽고 맙니다. 마을 주민들은 코끼리 고기로 포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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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원주민들 앞에 대영제국 '백인' 경찰이란 존재가 얼마나 우스운가에 대해 조지 오웰은 '우스꽝스러운 꼭두각시'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환멸을 드러냅니다. 그는 5년만에 경찰 일을 그만두게 됩니다. 

 

백인의 동양 지배라는 것이 얼마나 공허하고 헛된 것인지 처음으로 실감했다. 겉보기에는 내가 연극의 주인공이었지만, 우스꽝스러운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백인이 폭군이 되면 그가 파괴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라는 사실을. 속은 비고 폼만 잡는 일종의 허수아비. _「코끼리를 쏘다」 본문 가운데 

 

 

허수아비임을 자처하는 대영제국의 경찰 조지 오웰은 <코끼리를 쏘다> 마지막에서 이렇게 독백하고 있습니다. 그가 작가로서 얼마나 솔직하고 용기 있는 사람인지, 조지 오웰의 팬이 될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나는 종종 생각해보았다. 내가 그때 코끼리를 쏜 건 그저 바보처럼 보이는 걸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눈치챈 사람이 있을까. _「코끼리를 쏘다」 본문 가운데 

 

그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온 사람들 가운데는 아마도 그걸 '눈치챈' 사람은 없을거라고 저는 봅니다.


2023.1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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