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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ㅣ요로 다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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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ㅣ요로 다케시


고양이의 시선으로 보는 인간의 삶, 이해할 수 없는 게 많을 겁니다. 그 시선을 빌려 우리가 좀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일본 도쿄대 의대 교수 요로 다케시(1937)의 산문 <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은 꼭 그런 의도로 쓰인 책입니다. '적당히 탐하고 오늘에 만족하는' 고양이의 일상은 고양이와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수식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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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이에요" 저자 요로 다케시에게 열 여덟살 고양이 마루는 대개 '기준'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질문거리가 있을 때 '마루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까?', 그러다 보면 의외로 문제가 쉽게 해결될 때가 있습니다. 

 

"관계있다고 생각하면 뭐든 관계있고, 아니라고 생각하면 뭐든 관계없지, 그보다 내 아침밥 어쩔 거야." 마루라면 이렇게 말할 거예요.

 

제 고양이 다콩이에게 물어도 같은 반응을 할 겁니다. '그게 당장 중요한 일이야? 아까 준다고 한 츄르나 줘.'

 

 

고양이는 하고 싶은건 끝끝내 하고 맙니다. "안돼!"는 강아지들에게만 효과 있는 경고입니다. 새벽에 깨워 간식을 얻어먹거나 화장실에서 나와 모래 가득한 발로 주방 조리대를 휘젓고 다닙니다. 고함을 치면 잠시 그 자리를 피했다가 다시 슬금슬금 주방으로 와서 조리대 한쪽에 앉아 음식 쪽으로 앞발을 조금씩 밀어 넣습니다. 

 

방에 가보면 마루가 의자 위에서 자고 있죠. 치울 수도 없으니 등받이가 없는 둥근 의자를 가져와 거기에 앉습니다. 불편한 의자에 앉아 일을 하는 거예요. 옆을 보면 마루는 쿨쿨 코를 골며 자고 있습니다. 

 

집사가 앉는 등받이 의자에서 쿨쿨자는 고양이는 익숙합니다. 그러면 집사는 작은 보조의자를 갖고 와서 그 옆에 자리를 잡습니다. 잠시 후 고양이는 집사 무릎 위로 올라오지요. 요로 다케시의 마루도 똑같습니다. 오로지 '내가 좋은 것'에만 집중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면 가끔 부럽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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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같이 사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요로 다케시는 자연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꺼냅니다. 도시화가 진전될수록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더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자연에 대한 욕구는 강해지고 그것을 채워줄 존재로 반려동물이 중시되는 거예요. 동물은 자연 그 자체니까요.

 

 

'발견'이란 바로 '내가 변하는 것'이에요. 내가 변한 순간, 세계도 변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이 뒤집어지는 변화를 체험하면 다른 누군가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럴 경험을 갖기 어려운 요즘같은 시대에 다른 시각을 갖고 새로운 발견을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입니다.

 

의식에 따라 살아가는 인간과 감각을 중시하는 동물, 옳고 그름 보다 좋고 싫음에 무게를 두는 삶이 어쩌면 더 단순하고 행복한 삶의 형태가 아닐까요. 여든여섯의 노학자가 고양이의 시선을 빌려 우리에게 건네는 조언입니다.  


2023.1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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