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크리스마스 캐럴 Christmas Carolㅣ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유령

---

[책] 크리스마스 캐럴 Christmas Carolㅣ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유령

---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의 유명한 고전 <크리스마스 캐럴 Christmas Carol>입니다. 워낙 수많은 영화, 드라마, 동화, 만화로 각색되어 내용을 잘 모르면서도 '안다'라는 착각이 들게 하는 작품입니다. 책의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주인공인 구두쇠 에버니저 스크루지(Ebenezer Scrooge)가 과거-현재-미래 세 유령의 도움을 받아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깨닫고 사랑을 베푼다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728x90

 

이 책은 서구인들에게 크리스마스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놓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18세기말 19세기초 영미권에서는 청교도적 교회문화로 크리스마스는 교회 중심의 공적 행사로 기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캐럴>을 계기로 크리스마스를 가족 중심의 기쁘고 풍성한 축제 문화로 즐기게 됩니다. 그와 함께 "메리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라는 인사를 대중화하는 데도 이 작품이 한 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 에버니저 스크루지(Ebenezer Scrooge)는 마음도 겉모습도 자린고비인 인정 없는 수전노입니다. 심지어 크리스마스를 경멸하기까지 하는 냉혈한입니다.

 

내면의 한기 때문에 늙은 얼굴은 얼음장처럼 굳고 뾰족코는 거칠어졌으며 볼은 쪼글쪼글 오그라들었고 발걸음은 뻣뻣했다.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고 얄팍한 입술은 새파랗게 질렸으며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로 심술궂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스크루지는 늘 냉랭한 기운을 풍기고 다녔다. 

_「1부. 말리의 유령」 가운데

 

 

그런 그에게 크리스마스 전날, 동업자 말리의 유령이 나타나고 스크루지에게 앞으로 세 유령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오늘 밤 내가 여기 온 건 자네에게 지금 내가 처한 운명을 비껴갈 기회와 희망이 아직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야. 자네에게 세 유령이 찾아올 걸세."

_「1부. 말리의 유령」 가운데 말리의 말

 

아직 살아있는 스크루지에게는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고 죽어서 말리의 유령과 같은 고통을 당하지 않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리는 스크루지의 '좋은 친구'입니다.   

 

반응형

 

그렇게 스크루지 앞에 순서대로 나타나는 세 유령은 '과거의 유령', '현재의 유령', '미래의 유령'입니다. 이들은 스크루지에게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게 되고 유령들이 보여준 자신의 모습을 통해 스크루지는 잘못을 크게 뉘우치게 됩니다. 

 

스크루지가 유령 앞에 넙죽 엎드린 채 애원했다. "앞으로는 진심을 다해 크리스마스를 기리고 일 년 내내 그 정신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이 묘비에 적힌 이름을 지울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_「4부. 세 번째 유령」 가운데 스크루지의 말

 

 

세 유령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스크루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에 대한 자각이 냉혈한인 스크루지의 마음도 녹인 것일까요. 이후 스크루지는 이웃들에게는 자신과 약속한 것 이상을 베풀었으며 그 후로도 계속 좋은 일을 합니다.

 

마음이 깃털처럼 가볍고 천사처럼 행복하고 아이처럼 신이 나네! /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 야호! 야호!

_「5부. 마지막」 가운데 스크루지의 말

---

2023.11.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