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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자코메티가 사랑한 마지막 모델ㅣ프랑크 모베르 (뮤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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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코메티가 사랑한 마지막 모델ㅣ프랑크 모베르 (뮤진트리)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는 20세기 최고의 예술가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L'Homme qui marche(걷는 사람), 1961>는 소더비 경매에서 1천억 원이 넘는 가액에 낙찰되었습니다. 그런 그가 생의 후반에 사랑한 뮤즈가 있었는데 '까롤린'이라는 여성입니다. 그녀는 자코메티보다 마흔 살쯤 어린 '거리의 여자' 였습니다. 프랑크 모베르(Franck Maubert)의 <자코메티가 사랑한 마지막 모델, Le Dernier Modele>은 까롤린이 회상하는 자코메티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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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에게 부인 아네트가 있었지만 까롤린은 눈치 보지 않았으며 오히려 아네트가 그들의 사랑을 신경쓰며 바라보았습니다. 까롤린으로 인해 아네트와 다투던 자코메티의 말입니다. 

 

"그건 불가능해. 만일 내가 까롤린을 더 이상 보지 못한다면, 나는 당신도 더 이상 보지 않을거야." 

 

예술가에게 뮤즈의 존재란 어떤 것일까요. 까롤린을 통해 이젠 늙어버린 자코메티의 예술혼이 다시 불타오릅니다. 이 책 <자코메티가 사랑한 마지막 모델>에서 프랑크 모베르 역시 까롤린에 대한 정리되지 않은 입장을 보이는데 그녀를 '뮤즈'라고 부르다가 때로는 '정부', '육체관계'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소설가인 프랑크 모베르(Franck Maubert) 는 30년 전 우연히 들른 현대미술관에서 자코메티가 그린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인의 초상화 <빨간 원피스를 입은 까롤린, 1965>를 마주합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흐른 후 프랑크 모베르는 프랑스 니스(Nice, France)에 살고 있는 까롤린을 만나러 가고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는 인간의 불안과 고독을 치열하게 파고 든 조각가입니다. 그에 대한 반작용인지 그는 '거리의 여자'들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까롤린 역시 자코메티가 60세가 다 되어가는 시기에 어느 바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까롤린에게는 매력적인 외모 외에 어딘가 쉽게 다가갈 수 없게 하는 결핍과 허술함이 있었다고 책은 묘사하고 있습니다.

 

까롤린은 그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녀가 갖고 있는 알 수 없는 신비로움 때문에 그는 온갖 것을 꿈꿈다. 그는 홀린 듯이 파리 거리에서 그녀를 따라간다. 그는 까롤린 때문에 불안하다. 그는 까롤린 때문에 미칠 것 같다.

_「자코메티가 사랑한 마지막 모델」 본문 가운데   

 

자신보다 마흔 살이 어린 약간은 불량스럽고 바람기도 있는 갓 스무살 까롤린에게 빠진 자코메티, 이토록 한 여성을 미치도록 사랑한 자코메티의 순수한 열정이 그를 예술가로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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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은 프랑크 모베르가 프랑스 니스(Nice, France)에 살고 있는 까롤린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자코메티의 부인조차 어찌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자코메티를 회상하며 까롤린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술가의 뮤즈에게 정확히 들어맞는 표현입니다. 

 

"나는 그에게서 정상에서 벗어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여자였어요."

 

이 책 <자코메티가 사랑한 마지막 모델>이 어느 예술가의 흥미진진한 연애담을 넘어서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은 아마도 자코메티의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예술적 고뇌가 느껴지는 일화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예술을 미치도록 사랑하여 뮤즈를 찾아 헤맸을지, 뮤즈를 미치도록 사랑하여 예술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것일지, 자코메티 자신조차 알지 못하겠지요. 


2023.10.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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