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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사물의 소멸ㅣ한병철 Byung-Chul Han, 재독 철학자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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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물의 소멸ㅣ한병철 Byung-Chul Han, 재독 철학자 (김영사)


오랜만에 한병철 철학자의 책을 한 권 빌렸습니다. 한병철 철학자의 책은 냉철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미학적이며, 낭만이 있습니다. 철학계뿐만 아니라 예술계에서 한병철 철학자의 글이 많이 인용되는데 사상의 변화에 특히 민감한 예술계가 사랑하는 철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사물의 소멸, Undinge: Umbrüche der Lebenswelt>은 사물의 시대에서 반사물(정보)의 시대로 넘어가는 이행기인 현대 사회를 평론합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챗GPT 인공지능에 대한 견해도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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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사건인 척한다. 정보는 놀라운 일이 주는 흥분을 먹고 산다. 그러나 흥분은 오래가지 않는다. 금세 새로운 흥분을 향한 욕구가 생긴다... 정보 사냥꾼으로서 우리는 고요하고 수수한 사물들을, 곧 평범한 것들, 부수적인 것들, 혹은 통상적인 것들을 못 보게 된다. 자극성이 없지만 우리를 존재에 정박하는 것들을. _「사물의 소멸」 '서문' 가운데

 

서문의 이 글에서 담백한 음식보다 자극적인 음식에 끌리는, 조금 더 매콤한 음식을 찾는 우리의 입맛 역시 흥분을 먹고사는 정보와 맥락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작 몸에 유익한 음식은 그와 정 반대의 맛임에도 말이죠. 

 

 

인공지능은 생각할 능력이 없다. 인공지능은 '바보처럼 굴'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너무 지능적이어서 바보일 수 없다. _「사물의 소멸」  '인공지능' 가운데

 

한병철 철학자는 인간만이 가진 생각하는 능력, 바보처럼 굴 수 있는 능력의 위대함을 역설합니다. 좌충우돌,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인간만의 위대한 바보지능이 인공지능에는 없습니다. 즉 인공지능 챗GPT가 절대 할 수 없는 영역 가운데 철학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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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소멸>에서는 종이책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요즘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보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합니다. 저 역시 외출할 때가 아니면 책은 늘 종이책 형태로 봅니다. 전자책은 뭔가 다 읽고나도 기억에 잘 남지 않고 감동도 덜하다는 느낌인데, 그저 느낌인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병철 철학자는 <사물의 소멸>에서 종이책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손을 제쳐놓고 전자책을 읽는다. 책장 넘기기에는 촉감이 깃들어 있다. 촉감은 모든 관계의 본질적 요소다. _「사물의 소멸」  '인공지능' 가운데

 

한병철 철학자의 책은 속도가 더덥니다. 문장 자체가 어렵거나 형이상학적인 개념을 이야기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지 않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아포리즘과도 같은 함축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철학을 논하는 문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한병철 철학자의 팬입니다. 


2023.10.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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