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ㅣ하완, 퇴사 후 인생 (웅진지식하우스)
직장인 가운데 퇴사를 한번도 고려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쩌면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고민입니다. 그래서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우리의 일상에 직접적으로 공감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문을 주로 쓰고 문체도 가볍고 위트가 있어 편하게 잘 읽힙니다.
하완 작가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사실 특별한 전문분야 재주가 없는 일반 회사원들에게는 "그러니까 그렇지.." 라는 실망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인생과 세상에 대한 철학이 곳곳에 담겨있어 끝까지 읽게 됩니다.
지금 우리에겐 노력보다 용기가 더 필요한 것 같다. 도전하는 용기, 포기할 줄 아는 용기 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다른 무엇이 하고 싶다'라는 것은 '회사 다니기 싫다'의 다른 말입니다. 회사 다니기 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말하기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쉽지 않아보이고 나 스스로도 한심하게 여겨지니 살짝 응용한 버전이 '다른 무엇이 하고 싶다'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 원하는 걸 모르고 헛된 것들로 허기를 채우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나면 속 뜻이 그대로 이루어졌으니 더는 하고 싶은 것도 없어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굉장한 통찰입니다.
작가가 책에서 인용한 영화 <삶의 가장자리>에 나오는 문장인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시도가 낳은 모든 것들은 당신을 시험한다
당신이 그것을 얼마나 원하는지를
거부를 당한다 해도 그 일을 할 것인가를
내가 시도한 모든 가능성들이 거꾸로 나를 시험한다는 말, 그 어떤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할 것이냐라고 물었을 때 대답이 'YES'라면 그것은 진짜 내가 바라는 일 일 것입니다.
'도전', '시작'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설렘과 두려움을 잊은 지 너무 오래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3.9.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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