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이노의 가르침ㅣ세이노, 부자와 돈에 관한 지혜와 철학 (데이원)
자주 가는 도서관 입구에 '오늘 반납한 책'이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어떤 책들이 요즘 많이 읽히나 해서 갈 때마다 돌아보는데 거의 매번 검은색 두꺼운 책이 놓여 있습니다. <세이노의 가르침> 이라는 제목인데 철학이나 인문학 도서인 줄 알았는데 부자 되는 법에 관한 책입니다. 몇 번 지나치다 어제 또다시 눈에 들어와서 집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일본인인가 했더니 'Say No'를 뜻하는 저자의 필명입니다. 뭐 하나 예상에 들어맞는 게 없는 책이네요. 흥미로운 내용일 것 같아 빌려옵니다.
올해 3월 출간 이후 19주째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입니다. 부자와 돈, 일과 인생에 관한 노하우가 가득 담긴, 정말로 철학책이라고 해도 될 만한 내용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저자인 '세이노'라는 분은 2000년부터 온라인 카페에서 활동한 부에 관한 한 '재야의 고수'라고 합니다. 제가 이쪽 분야 정보에 굉장히 무딘 사람이었네요. 지금 이 책이 눈에 들어오는 걸 보면 부자가 될 그릇이 마련된 걸까요. 기대가 됩니다.
세이노가 말하는 부자와 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책은 전체 3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1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질 때 / 2부 부자로 가는 길목에서 / 3부 삶의 전반에 조언이 필요할 때. 인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지침들이 담겨있습니다. 너무 철학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실천 지침만 있는 것도 아닌 적절하게 균형 잡힌 내용들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삶은 이미 생명이 죽은 삶이다.. 당신이 돈을 얼마나 벌건 간에 삶에 변화가 없고 뿌듯함이 없다면 결코 행복을 느낄 수 없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가치를 변화시키고 증가시키는 노력을 할 때 행복은 매일같이 주어지는 법.
꽤 오랜시간 직장 생활하며 선배들에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과 다름없을 것이며, (퇴사하지 않는 한) 10년 후도 뻔히 예상되는 삶'. 그런 삶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세이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 세이노는 부자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일과 관련된 공부를 할 때는 피를 토하는 자세로 할 것을 강조합니다. 그 일이 궤도에 안정적으로 올라서고 가속도가 붙어 조금 여유를 부려도 아웃풋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점까지는 시간을 쪼개 인풋을 최대화 하라고 말합니다. 이때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4가지 해법을 제시합니다.
1. 가시적 결과를 외부에서 찾지 말고 내부에서 찾아라.
: 훌륭한 화가는 자기 그림이 마음에 들 때까지 붓을 놓지 않는 법이다.
2. 쉬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 보라.
: 육체노동이 아닌 일에서 자꾸 쉬고 싶어지는 이유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3. 노력한 만큼의 대가는 반드시 주어진다는 것을 믿어라.
: 문제는 그 시기가 당신의 생각보다 더 미래에 있다는 점이다.
4. 긴장감을 잃지 마라.
: 긴장감이 있다면 싫은 것을 오랫동안 억지로 해도 탈이 나지 않는다.
조언들이 모두 뼈를 때리리는 정확한 지적입니다. 흥미가 있고 재미있는 일이라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자각하지 못하고 그 일에 빠져드는 걸 생각해보면 '피곤하다.. 쉬고 싶다..'는 재미가 없거나 내게 어떤 특별한 의미를 주지 못하는 일이라는 것, 저 역시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지금 하는 일과 관련된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배우라고 강한 어조로 얘기합니다. 그렇게 할 때 '돈이 되는 시간'을 쌓아갈 수 있는 것이지 재미있는 책만을 골라 읽는 것은 곧 그 인생 자체가 '재미없어질 것'이라는 예고입니다. 문득 양자역학 개념이 떠오릅니다. 지금 여기서 내가 씨앗을 뿌리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분명 그 열매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돈이 되는 시간'을 먼저 투자하는 사람만이 크로노스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일에 대한 조언도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건 기준을 엄격하게 세우라는 것인데, 나의 통상적인 수행능력이 아닌 '세상이 원하는 기준'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원하는 기준은 당연히 우리의 생각보다 높고 깊습니다. 그것에 맞춰 일할 때 비로소 세상이 나를 돌아봐주겠지요. 허술한 생각과 허술한 목표로는 그 무엇도 제대로 해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같아야 합니다. 눈가림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남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행동이기에 보는 사람이 없으면 그 본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적토마는 홍당무가 없어도 잘 달린다고 내가 말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다음 카페 '세이노의 가르침' 회원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조금씩 업데이트 된 버전이 중간중간 PDF전자책 형태로 발간되었고 2023년 3월 정식 출판된 이 책이 가장 최신판입니다. PDF전자책은 무료로 배포되어 있고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 역시 정가가 7,200원 밖에 안 되는데 저자에게 인세가 따로 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교육은 대가 없이 행해져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저자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는데 세이노 저자는 말 뿐인 게 아니라 정말 멋지게 사는 분입니다.
2023.8.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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