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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파친코 Pachinkoㅣ이민진, 역사 장편소설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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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파친코 Pachinkoㅣ이민진, 역사 장편소설 (인플루엔셜)


<파친코(Pachinko)>는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1968)가 2017년 미국에서 출간한 역사 장편소설입니다. 22년에는 윤여정 배우가 주연을 맡은 같은 제목의 웹드라마도 제작됐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가 한국전쟁 피란민이라고 밝혔는데 그 경험 탓인지 작가의 부모님은 1970년대 자녀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고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해외에 살다보면 한국이 처한 전쟁의 위험성에 더 민감해집니다. 우리에겐 이곳이 일상이라 휴전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게 이유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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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고>는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 가족과 주변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시대배경은 20세기 초반, 1910년부터 1980년대에 걸쳐 펼쳐집니다.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겪는 차별과 멸시, 그럼에도 그러한 인생을 분투하며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삶을 보고 있으면 박경리의 소설 <토지>가 떠오릅니다. 

 

저자는 책의 서문 '한국독자들에게'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한류는 정말 대단하지만, 세계적으로 공유되는 우리의 창작 활동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광범위한 인간성을 지닌 한국인을 그 자체로 오롯이 인정하는 일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한국인은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깊이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가치가 있는 이들이다. 온갖 놀라운 상황들을 견디며 분투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이 문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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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전반에 걸쳐 이민, 가족, 사회불평등, 자아성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등장인물들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그립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간의 사랑, 희생, 용서, 자신과의 싸움 등 인간의 존엄과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한 <파친코> 1권의 1부 '고항 1910-1933'의 첫 문장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한국과 한국인의 강인한 생명력과 굳은 의지를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인도 이 첫 문장에 극찬을 했다고 하니 이 책이 처음 미국에서 출간되었다는 것에 괜한 자부심마저 듭니다. 한국계 독일인 한병철 철학자와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 같은 세계적인 저자들이 점점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2023.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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