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처세철학 삶의 지혜, 채근담ㅣ홍응명 (소담출판사)
오랜만에 부모님 댁에 갔다가 오래전 읽은 책 몇 권을 골라 가져왔습니다. 소담출판사의 <채근담>은 13년 가까이 된 판본이고 (상), (하) 두 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중국 명나라의 홍응명(홍자성, 환초도인)이 저술한 채근담은 처세철학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편 222조, 후편 135조로 엮여있습니다. 전편에서는 주로 사람들과의 교류나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가짐, 후편에서는 자연을 누리며 사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상에 발 붙이고 살면서도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것,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것, 이 두 가지는 어쩌면 모든 인간의 바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6세기에 지어진 저서이지만 알기 쉽고 간결한 표현으로 인생의 참뜻과 지혜로운 삶의 자세를 알려주고 있어 21세기에도 두고두고 읽을만한 인생 지침서입니다.
며칠에 걸쳐 새벽시간대에 (상), (하)권을 한번 죽 훑었는데 마음이 잔잔히 가라앉게 하는 글들이 실려있습니다.
"권력자도 문득 범부를 그리워하고
부자도 홀연 평민을 부러워한다."
세상 모든 일은 돌아보면 평범한 생활이 가장 가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항상 남들과 다투려 하는가? 지위의 높고 낮음이나 귀천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
"천지는 영원하면서도 쉬는 적이 없고
인생은 짧으면서도 허투루 보내기 쉽다."
천지는 영원히 존재하지만 이 몸은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다. 인생은 다만 백 년의 세월, 그날들은 쉽게 지나가 버린다. 다행히 이 사이에 태어났으니 삶의 즐거움을 찾아야 하지만 또한 허무한 삶에 대한 근심이 없어서도 안 된다.
"내가 항상 풍족하기를 바라지 말고
남이 항상 관대하기를 기대하지 말라."
사람은 갖출 수도 있고 갖추지 못할 수도 있거늘 어떻게 저 혼자서만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는가? 나의 마음도 평온할 때가 있고 그렇지 못할 때가 있거늘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이 항상 평온하기만을 바라는가? 이렇게 서로 비교하여 균형을 잡는 일은 세상을 살아가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일을 그만둘 때는 전성기에 물러나고
몸을 두려거든 홀로 외진 곳에 두어라."
2023.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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