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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333) 페르난도 보테로 조각작품 광장 Plaza Botero, 메데진 Medellinㅣ콜롬비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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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페르난도 보테로 조각작품 광장 Plaza Botero, 메데진 Medellinㅣ콜롬비아 여행


드디어 보테로의 날(Dia de Botero)이 밝았습니다. 보테로를 볼 생각만해도 미소가 지어질 만큼 설레는 날이네요. 오늘은 아침 일찍 보테로 광장(Plaza Botero)을 구경하고, 콜롬비아 기억 박물관(Museo casa de la Memoria)에 갔다가 안티오키아 보테로 미술관(Museo de Antioquia - Botero)을 관람하는 일정으로 움직일 예정입니다. 무거운 짐은 다 리셉션에 맡기고 가볍게 호텔을 나섭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의 흔적만 느껴져도 설레고 감동인데 오늘 제 기분이 꼭 그렇습니다.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1932)의 고향, 보테로의 작품이 있는 공간에 제가 있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기쁩니다. 



보테로 광장, 안티오키아 보테로 미술관, 보테로 조각작품이 있는 공간들을 크게 둘러 폴리스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습니다. 보고타에서는 대통령궁과 정부기관 경호를 위해 바리케이드를 빙둘러 쳐두고 있는데, 이것만 봐도 메데진이 보테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경찰 보안구역을 지나 안으로 들어갑니다. 특이한 디자인의 라파엘 박물관(Palacio de la Cultura Rafael Uribe Uribe)도 무료로 내부 관람을 할 수 있는데 저는 나중에 시간이 남으면 구경하기로 합니다. 



페르난도 보테로는 올해로 아흔이 넘은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조각가이자 화가입니다. 처음 보테로의 그림을 봤을 땐 그림이 너무 귀여워 위트있는 작가 정도로 생각했는데 보테로와 콜롬비아의 역사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의 작품을 더 사랑하게 됩니다. 오랜 기간 이어진 내전과 사회적 불평등으로 고통받는 콜롬비아 국민들을 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의 작품은 콜롬비아 국민뿐만 아니라 고된 일상을 살아내는 현대인을 위로합니다. 너무나 근사하고 멋있어서 초라한 내 삶과는 관계없어 보이는 '예술'작품이 아니라 격의 없이 다가오는 친구 같은 작품입니다. 



보테로의 조각을 보고 있으면 자꾸만 '헤헤', '히히'라는 소심한 웃음소리가 마음에서 울려나옵니다. 재미있거나 우스워서 나오는 웃음이라기보다는 내 맘을 알아줘서 고맙다는 웃음, 또는 겉모습과 달리 상처받고 아픈 내 마음을 들켜서 어색하게 새어 나오는 웃음이라는 게 더 가까운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보테로의 조각이 그래서 참 좋습니다. 아무런 판단이나 훈계 없이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사람 좋은 웃음을 빙긋이 지어줄 것만 같습니다. 



보고타에 있는 보테로 미술관도 입장료가 없는데 이곳 조각작품 공원도 무료입니다. 자신의 모든 작품을 이렇게 대중에게 대가 없이 공유하는 걸 보면 그가 콜롬비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작품의 내용과 삶의 가치관이 그대로 연결되는 보테로라는 작가를 알게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Hombre vestido(1989, Bronce)>라는 청동조각은 뭔가 '키다리아저씨' 느낌도 있고 보테로 자신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해서 특히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만져서 신발이 반질반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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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구석구석을 다니며 수십개의 보테로 조각을 다 찾아보고 나서야 시계를 봅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다음 목적지인 콜롬비아 기억 박물관(Museo casa de la Memoria)까지는 1.7km,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데 택시를 이용하긴 쫄보라 무섭고 버스는 노선을 알 수가 없어 걷기로 합니다. 보테로 광장은 이따 안티오키아 미술관 보러 올 때 다시 들를 테니 Nos vemos!(곧 봐요!) 인사하고 경찰 보안구역 밖으로 나갑니다.  



(사무엘상20:4) 요나단이 다윗에게 이르되 네 마음의 소원이 무엇이든지 내가 너를 위하여 그것을 이루리라. Jonathan said to David, "Whatever you want me to do, I'll do for you."


2023.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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