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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313) 초아치 할머니 폭포 Cascada Abuela 등산, 숨겨진 계곡 Valle escondidoㅣ콜롬비아 Colom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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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초아치 할머니 폭포 Cascada Abuela 등산, 숨겨진 계곡 Valle escondidoㅣ콜롬비아 Colombia 


바위 위에 지어진 카페(Restaurante la casa en la piedra choachí)에서 폭포로 가는 등산로가 시작되는 고양이 카페(Cafe de los gatos)까지 걸어 올라갑니다. 언제 흐리고 구름이 가득했는지 모를 만큼 햇볕이 따갑게 내려쬡니다. 개구쟁이 세 마리 강아지 중 가장 꼬질꼬질한 녀석이 우리와 동행합니다. 친구가 도로변 노점에서 치즈를 하나 사서 개에게 줍니다. 치즈를 엄청 좋아하네요. 배불리 먹고 나서는 더 따라오지 않습니다. 영리한 녀석입니다.     



등산로 입구에 자리한 고양이 카페까지 왔습니다. 커피 한 잔 하고 올라갈까 했는데 뭔가.. 좀 들어가기 꺼려지는 분위기라 그냥 패스합니다. 지도를 보니 Cascada de la abuela(할머니 폭포)까지 넉넉잡아 1시간쯤 걸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등산로에 초입에 들어서는데 앞서가던 친구가 '우와!! 우와!!!' 탄성을 내지릅니다. 몇 발자국 가지도 않았는데 마치 산 정상에 오른 것 같은 풍광이 예고도 없이 펼쳐집니다. '우와!!!!!!' 정말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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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카페에서 옆 자리에 앉은 커플이 'Cascada de la abuela(할머니 폭포)'가 등산하기도 좋고 경치가 아름답다고 추천하더니 이렇게 바로 확인하게 됩니다. 지도에서 보니 '숨겨진 계곡(Valle escondido, Choachí)'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입니다. 이름이 정말 찰떡입니다. 도로변 바로 뒤에 이런 절경이 숨겨져 있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아름다운 풍광에 연신 감탄하며 등산로를 따라갑니다. 



걷는 동안 지루할 틈 없이 다채로운 경치가 시시각각 변화하며 시야를 채웁니다. 산허리를 타고 걷다가 숲으로 난 길로 들어섭니다.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크고 작은 폭포와 계곡도 지나갑니다. 콜롬비아에 와서 깊은 산길 등산은 두 번째인데 지난번 갔던 치카케 국립공원(Parque natural Chicaque)에 비해 길은 더 수월한데 경치는 두 말할 것 없이 빼어납니다. 갈림길이 나와 잠시 고민하다 '매점(Tienda)' 방면으로 갑니다.  



매점에서 키우는 듯 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가 마중을 나옵니다. 산에 사는 녀석답게 스타일이 꼬질꼬질 시골풍입니다. 개 좋아하는 친구가 찝찝함을 무릅쓰고 쓰다듬어주니 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워버렸습니다. 산 속에 자리한 매점이라 아쉽게도 물은 이미 다 팔렸고 커피도 없습니다. 다시 산길을 오릅니다. 조각도로 예리하게 깎아낸 듯 날카로운 모서리를 한 암벽이 예술입니다. 바다도 아닌 3,000m 고산에 어떻게 저런 형태로 침식이 일어날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구글맵 상으로는 거의 다 왔는데 구글지도에 나오는 사진과는 다른 형태의 폭포입니다. 높이도 낯고 다리 밑으로 흘러가니 발을 담글 수도 없습니다. 이게 전부인가..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으로 난 샛길로 올라가 봅니다. 가다 보니 우레 같은 폭포소리가 들리는 게 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앞서가던 친구가 탄성을 지릅니다. 높이가 40m쯤 되는 'Cascada de la abuela(할머니 폭포)'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너무 멋지네요. 



물보라가 얼마나 멀리까지 흩어지는지 얼굴에도 분무기로 뿌리듯 물이 튑니다. 우리 말고도 몇몇 관광객이 있는데 저만 빼고 다들 옷을 벗고 물 속에 들어갑니다. 3,000m 고지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저는 발만 살짝 담가도 심장이 아플 지경인데 다들 대단합니다. 친구가 챙겨 온 블루베리를 폭포수에 씻어 나눠먹으며 해갈합니다. 여성 한 분은 물통에 폭포수를 받아갑니다. 마셔도 된다고 하는데 저는 안 먹는 게 좋겠습니다. 사진에 동영상에 이리저리 찍어봐도 비경을 담을 수가 없습니다.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낀 하루입니다. 사랑합니다 콜롬비아, 쪽!


 


(전도서1:6)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아가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바람은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The wind blows to the south and turns to the north; round and round it goes, ever returning on its course.


2023.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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