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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312) 바위 위에 지은 카페에서 초아치 암벽 Roca Choachí 구경ㅣ콜롬비아 Colom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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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바위 위에 지은 카페에서 초아치 암벽 Roca Choachí 구경ㅣ콜롬비아 Colombia


혼자 하는 여행을 좋아하고 도시보다는 시골여행을 좋아하는 제게 콜롬비아의 자연보호구역 같이 외진 곳은 그림의 떡과 같습니다.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혹시나 같이 갈 사람이 나타나길 바랄 뿐입니다. 주말에 현지인 친구가 초아치 암벽(La roca Choachí) 구경을 제안합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다음날 아침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초아치행 버스는 보고타 동부터미널(Terminal transoriente)에서 출발하는데 터미널까지는 집 근처 뜨랜스밀레니오역(Recinto Ferial)에서 한 번에 갈 수 있습니다. 



주말이라 보고타 시클로비아(Ciblovía)가 운영 중입니다. 버스만 간혹 보이고 시원하게 뚫린 도로에 자전거가 씽씽 달립니다. 오늘따라 뜨랜스밀레니오 내부도 한산합니다. 터미널에서 친구를 만나 초아치로 갑니다. 암벽이 있는 곳은 초아치(Choachí) 마을 가기 전이라 버스티켓도 9,000pesos로 더 저렴합니다.  



구불구불 산길을 1시간쯤 달려 초아치 암벽을 조망할 수 있는 식당(Restaurante la casa en la piedra choachí) 앞에 내립니다. 이 식당은 바위 위에 지어졌는데 내부 한쪽 벽면 전체가 바위입니다. 자연을 그대로 살린 근사한 건축입니다. 입구에 있는 작은 바위에는 자세히 보면 가족 이미지가 새겨져 있습니다. 반려동물도 옆에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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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에는 바위 위에 지은 특이한 구조의 레스토랑 건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식당 분위기도 좋고 전망도 좋습니다. 친구는 아침식사 메뉴에 맥주를 한 잔 시키고 저는 따뜻한 과일허브티를 주문합니다. 음식이 나왔는데 허브티가 500cc맥주잔에 나오고 친구가 시킨 맥주는 캔 그대로 줍니다. 뭔가 바뀐 것 같네요. 허브티를 두껍고 큰 잔에 받으니 저는 매우 흡족합니다. 호로록.



초아치 암벽(La roca Choachí)이 식당을 빙 둘러싸고 있습니다. 오전이라 그런지 짙은 구름이 산 전체를 뒤덮었다가 걷혔다가를 반복합니다. 살짝살짝 보이는 암벽으로 된 산세가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사진에 다 담을 수 없어 눈에, 마음에 담습니다. 친구는 음식을 다 먹고 커피를 한 잔 더 마십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시계 볼 생각도 없을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절경 구경에 푹 빠졌습니다. 


 


식당 아래로 소 목초지가 있는데 창문으로 내다보니 소형견 두 마리와 고삐를 하지 않은 소 한마리가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커다란 개 마냥 펄쩍펄쩍 뛰며 강아지들을 쫓는 덩치 큰 소의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우스꽝스럽습니다. 2시간 가까이 앉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오가 다 되어가니 구름도 거의 걷히고 해서 인근 산책도 할 겸 식당을 나갑니다. 계산대 근처에 커다란 치즈 덩어리가 보여 친구가 먹어볼 수 있냐고 물어보니 인심도 후하게 크게 한 조각씩 잘라 줍니다. 인근 농장에서 만든 듯 신선하고 고소합니다.   



식당 출입구에 덩치가 소만한 개 한 마리가 떠 억 하니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중국 개 차오차오 같이 귀여운 외모에 성격은 큰 덩치만큼 느긋합니다. 헝. 너무 귀엽네요.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눈이 정말 예쁩니다. 개보다는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콜롬비아에 와서 개의 매력을 알아버렸습니다. 여전히 그들의 냄새에는 적응하기 어려워 만지진 않지만 곁에만 있어도 위로가 되는 존재들입니다.



소 목초지 쪽으로 내려가봅니다. 큰 소는 고삐가 없고 새끼 소는 고삐에 묶여있습니다. 다 자란 소들은 거의 배가 둥글게 처져 있어서 몰랐는데 소 다리가 엄청 기네요. 나무 둥치에 이마를 긁고 혀로 옆구리랑 등을 그루밍합니다. 행동하는 게 고양이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가까이서 소를 지켜보고 있으니 기르는 소를 가족이라고 말하는 축산농민들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구름이 완전히 걷혔습니다. 근처에 있는 폭포 한 곳에 가보기로 하고 국도변을 걸어서 이동하는데 소랑 일대 다수로 까불며 놀던 꼬맹이 동네 개들이 배웅해줍니다. 털이 짧은 애들은 좀 깔끔하고 털이 긴 한 녀석은 오전 내내 습하고 구름 낀 날씨 덕분에 꼬질꼬질합니다. 친구는 개를 좋아해서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하네요. 냄새가 많이 날 텐데 말입니다. 초아치 암벽 아래 인형집 같이 예쁜, 완벽하게 이상적인 주택을 뒤로하고 등산하러 갑니다. 저런 집에 살면ㅡ내 집이 되면 또 일상이 되겠지만ㅡ 좋겠습니다. 



(시편92:15) 여호와의 정직하심과 나의 바위 되심과 그에게는 불의가 없음이 선포되리로다. proclaiming, "The LORD is upright; he is my Rock, and there is no wickedness in him."


2023.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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