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 미술수업 수강생 점심식사 초대, 전통 모자 구입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어제부터 활동결과보고서와 인수인계서를 작성하는 중입니다. 보고서를 쓰다보니 그동안 수업내용도 정리되고 부족했던 부분도 확인하게 됩니다. 지나고 나면 늘 아쉬운 게 많지만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단념(!)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부족하기 때문에 인간적인 것이라고. 흠.
오늘은 미술수업 수강생인 미겔 집에 점심먹으러 갑니다. 5월 초에 이어 두 번째 식사 초대입니다. 미겔 부모님이 임기종료 전에 한번 더 오라고 하시는걸 그냥 인사겠지.. 하고 넘겼는데 날짜를 콕 집어주시네요. 집 근처 빵집(Hornitos)에서 후식으로 나눠먹을 치즈케이크를 사고 노란 꽃을 그려 넣은 전통부채를 선물로 챙깁니다. 지난번엔 버스가 안 와 콜택시를 이용했는데 이번엔 빵집에서 나오자마자 버스(C11)가, 그것도 '텅 빈' 버스가 옵니다.
약속시간에 30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습니다.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12시 맞춰 들어가려고 하는데 내려쬐는 햇볕에 냉장고에 있던 치즈케이크가 마음에 걸려 문을 두드립니다. 미겔은 거실에서 기타 치고 미겔 부모님은 커플 앞치마를 두르시고 같이 점심 준비 중입니다. 인사를 나누고 내가 왜 30분이나 일찍 오게 됐는지 구구절절 설명합니다. 덕분에 치즈케이크는 곧장 냉장고로 들어갑니다. 커피를 한잔 내려주셔서 홀짝거리며 반려새들을 보고 서있는데 하얀 새가 특히 수다쟁이네요. 째액째액.
저도 주스 만드는 걸 돕습니다. 양념에 재워둔 닭가슴살을 굽고, 감자 샐러드, 과일 샐러드와 주스를 만들고 밥을 짓습니다. 모든 음식은 정성입니다. 콜롬비아 음식도 손이 많이 가네요. 1시가 다되어서야 음식이 다 준비됐습니다. 같이 사진을 찍으려니 각도가 잘 안 나와서 제가 한 번 찍어드리고, 미겔 어머니가 또 한 번 찍습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식사 후엔 산책 삼아 인근 재래시장 구경하러 나섭니다. 미겔 아버님은 집에 남아 설거지하고 빨래하신다며 방수 앞치마를 챙겨 입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시장은 주말이라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미겔 어머님도 필요한 걸 사시고 저는 콜롬비아 전통모자 부엘띠아오(Sombrero vueltiao)를 하나 샀습니다. 3시쯤 집에 돌아오니 미겔 이모님이 와계시네요. 차 한잔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5시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갑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달구지 승차감의 콜롬비아 버스도 그리워질까요. 엉덩이와 등은 배기고 허리와 머리 통증은 옵션입니다. 미겔 집에서 제가 사는 동네까지는 버스로 40분 넘게 걸리는데 버스 타고 오는 동안 하늘도 조금씩 어두워집니다. 이어폰으로 분위기 있는 음악을 연속재생으로 들으며 센티한 감상에 젖어봅니다.
(예레미야10:2)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여러 나라의 길을 배우지 말라 이방 사람들은 하늘의 징조를 두려워하거니와 너희는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This is what the LORD says: "Do not learn the ways of the nations or be terrified by signs in the sky, though the nations are terrified by them.
2023.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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