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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299) 케이블카 타고 시우다드볼리바르 CiudadBolívar 구경ㅣ콜롬비아 Colombia Bogot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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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케이블카 타고 시우다드볼리바르 CiudadBolívar 구경ㅣ콜롬비아 보고타 Colombia Bogotá


보고타 남쪽 시우다드볼리바르 Ciudad Bolívar에는 산악마을을 오가는 케이블카 TransMiCable가 있습니다. 산악케이블카는 교통카드(Tullave)로 이용할 수 있는데 전체 4개 정류장을 지나 2,800m 산꼭대기까지 갑니다. 전망이 근사하다고 수강생 몇 분이 추천해 주셔서 가보기로 했는데 혼자 가면 좀 위험할 수 있다며 수강생 중 우락부락한(!) 경찰 한 분이 경호 겸 가이드를 자청해주셔서 같이 갑니다. 



집 근처 뜨랜스밀레니오역에서 존을 만나 산악케이블카 정류장(TransMiCable Portal Tunal)으로 갑니다. 오전 이른시각이라 한산합니다. 케이블카 색깔 탓인지 스키장에 온 것 같습니다. 케이블카에 존과 저, 여성 한분, 남성 한분 이렇게 넷이 탔는데 저(한국인)를 대화 주제로 세 분이 토크가 끊이질 않습니다. 존은 대한민국 대변인이 됐습니다. 원래도 한국에 관심이 많아 수업 중에도 질문이 많았는데 덕분에 정확한 정보를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뿌듯.  



시우다드볼리바르 Ciudad Bolívar는 이주민이 많은 저소득층 거주지역이라 보고타의 대표적인 우범지역입니다. 2018년 산악케이블카가 생기고 지역 슬럼화를 막기 위해 보고타 시에서 집집마다 컬러를 입히고 벽화를 곳곳에 그려넣어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현재는 많이 안전해졌다고 하는데 그래도 외국인이 혼자 올라가는 건 현지인들도 권장하진 않습니다. 케이블카 아래로 산을 깎아 만든 알록달록한 마을이 펼쳐집니다. 산 꼭대기까지 아슬아슬하게 들어선 집들이 그 자체로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정류장 3개를 지나 마지막 정류장까지 가는 길은 케이블카 아래로 깊은 계곡이 펼쳐집니다. 중간에 내린 여성분이 가다보면 아찔한 경치를 만나게 된다고 하더니 이건가 봅니다. 마을을 더 만들고 있는 건지 산 곳곳을 깎아내 흉물스럽습니다. 절벽 틈에 웬 눈 하나가 그려져 있습니다. 꼭대기 마을에 있는 이 지역 박물관을 홍보하는 페인팅이라고 존이 알려줍니다. 기이합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요.  



20분 만에 마지막 정류장(Estación Mirador del Paraíso, TransMiCable)에 도착했습니다. 보고타 다른 지역보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역에서 나오니 공기부터 다르네요. 춥습니다. 덩치 큰 개가 많이 보입니다. 카메라 앵글에 개 여덟 마리가 한번에 들어옵니다. 역 바로 옆 박물관으로 들어갑니다. 시우다드볼리바르 Ciudad Bolívar 지역에 관한 상설 전시관인데 이 지역 환경개선사업에 정부가 애를 많이 쓰고 있는 듯합니다. 전시물을 보다가 존이 뜬금없이 호랑이 그림 옆에 서보라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호랑이가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 아니냐며 아는 척을 합니다. 오! 대단한데요. 



박물관 1층에는 작은 공공도서관이 있는데 혹시나 한국인 작가의 책이 있냐고 물어보니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동물원, En el zoológico>을 찾아줍니다. 폰도(Fondo)에서 출판했네요. 도서관 안에도 길에 사는 개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와 쉬고 있습니다. 귀염둥아, 너는 얼굴이 꼭 사람 같구나.  



배도 고프고 해서 마을로 들어가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마을 분위기가 제가 주로 다니던 보고타 지역과 다릅니다. 메인 도로라 버스도 지나가고 가게도 많은데 사람들 눈빛에 좀.. 기분 나쁜 뭔가가 있습니다. 식당을 찾아 몇 블록 걸어가는데 존이 갑자기 골목으로 들어가자고 하더니 차 뒤에 잠시 서 있다 나가자고 합니다. 수상한 사람이 계속 따라오는 것 같아 따돌리러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 말을 하면서 경찰 특유의 매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는데 든든한 게 아니라 더 무섭습니다. 밥이고 뭐고 집 가고 싶네요. 존에게 그냥 내려가자고 하니 괜찮다며 웃습니다. 전망 좋은 곳이 있다며 사진이라도 찍고 가자길래 괜찮다며 지금, 바로, 당장, 내려가자고 재촉합니다. 완전 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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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재촉해 다시 역으로 왔습니다. 존이 수상한 사람이 따라올 땐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주의를 주는데 사실 평소엔 차분하게 하는데 오늘은 수상한 사람을 경계하는 경찰의 '눈빛'에 놀란 것 같습니다. 무튼. 존이 가방에 아레빠랑 수박을 간식으로 싸왔다며 그거라도 먹고 가자고 해서 스탠드에 앉습니다. 제 얼굴색이 창백하다며 사진으로 찍어 보여줍니다. 아까 놀라서 얼굴이 누렇게 떴네요. 쫄보 인증입니다. 아레빠는 어머님이 직접 구우셨다는데 잘 먹겠습니다. 수박까지 다 먹고 나니 조금 진정이 되네요. 역 옆쪽 전망대 구경하러 갑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보고타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 건너편 센트로 쪽만 높은 빌딩이 좀 보이고 나머지는 다 낮은 건물들이네요. 맑은 날은 전망이 더 예쁠 것 같습니다. 



결국 마을 뒤편 근사한 산 전망은 사진도 하나 못 남겼네요. 산악케이블카 역 틈새 전망대에서 오늘의 가이드 존과 기념촬영하고 하산합니다. 내려오는데 초등학교 벽면에 'Yo ♥ Ciudad Bolívar.(사랑해요 시우다드볼리바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따지고 보면 아무 일도 없었는데 괜히 겁먹은 제가 저 문구 앞에 좀 미안해지네요. 구경 잘(?)하고 갑니다. 안녕.



(에베소서4:32)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Be kind and compassionate to one another, forgiving each other, just as in Christ God forgave you.


2023.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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