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 색연필로 과일 음영 넣기 최종 테스트, 장애인 미술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아침부터 비가 내리려는지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출근해서 1층 로비로 들어서는데 낯익은 뒷모습이 눈에 띕니다. 미겔의 어머니와 이모분인데 수영수업 중인 미겔을 유리창 너머로 보고 계시네요. 주말에 허리를 다쳐 며칠 고생하셨다는 미겔 어머니는 그래서인지 얼굴이 좀 초췌해 보입니다. 이따 수업시간에 뵙기로 하고 2층 카페로 올라갑니다. 2층 복도에서 잠시 수영장을 내려다봅니다. 강사가 시범을 보여도 따라 하지 않고 미겔은 그냥 놀고 싶은 듯 강사분께 물을 뿌리고 장난만 칩니다. 강사의 애로가 느껴지면서도 그 모습이 우스워 싱긋대며 계속 보다가 강사님과 눈을 마주칩니다. 코쓱. 수고 많으십니다.
수영을 마치고 10시 수업에 온 미겔이 손에 과일파르페를 들고 오더니 제게 건네줍니다. 어머니와 이모분이 챙겨주신 듯합니다. 콜롬비아에는 달콤한 음식이 많고 또 많이 먹는데 저도 그 덕분에 살이 오른 것 같습니다. 11시 조금 넘어가면 배가 많이 고픈데 간식으로 먹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장애인 그룹 미술수업은 색연필로 과일 음영 넣기 마지막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과일을 종이 한 장에 모두 그려 넣는데 테스트라고 생각하고 각자 스스로 해보시도록 합니다. 화이트보드에 과일마다 필요한 색연필 컬러를 써놓습니다.
그림 그리시는 동안 코워커 신디와 같이 돌아다니며 한분씩 봐드립니다. 그동안 모아둔 수강생 그림 중에 전시회에 쓸 그림은 빼고 나머지는 주인을 찾아 돌려드립니다. 요즘 잘 안 오시는 분들과 안 갖고 가신다는 분들 것은 모아서 폐지로 내놓습니다. 6월은 공휴일이 많고 코이카(KOICA) 현지평가회의도 있어 수업이 많이 빠질 듯해서 미리 조금씩 활동했던 것들을 정리합니다.
수업이 끝났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 장애인 그룹 수업은 사회복지 쪽 재활코디네이터인 리나가 와서 간단한 활동을 한다고 하니 이분들과 수업할 날은 이제 많으면 세 번 정도 남았습니다. 제게 가장 큰 도전 과제였던 분들인데 이제 끝이 보입니다. 제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토닥토닥.
(시편1:3)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He is like a tree planted by streams of water, which yields its fruit in season and whose leaf does not wither. Whatever he does prospers.
2023.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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