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 온천 도시 빠이빠 Paipa, 폭우 쏟아지는 보고타 Bogotáㅣ콜롬비아 보야카 여행
보야센세 Boyacense에서 탄 택시는 10분도 채 안 걸려 두이따마 터미널 Terminal de transporte Duitama에 도착합니다. 소가모소보다 작은 마을인데 터미널은 훨씬 크고 시설도 좋습니다. 빠이빠 Paipa와 뚱하 Tunja 중 한 곳을 경유해 보고타로 돌아갈 예정인데 다들 뚱하를 추천합니다. 저도 뚱하가 궁금하지만 경유지에서 시간을 많이 쓸 생각은 없어 둘중 더 작은마을 빠이빠로 갑니다.
빠이빠 Paipa는 온천(termal)과 소차코타 호수 Lago Sochacota로 유명한 관광도시입니다. 내외국인들이 세미나나 회의 장소로 많이 택하는 곳이라 시설 좋은 호텔도 많습니다. 저는 일단 마을만 구경하고 보고타로 가려는데 마음이 바뀌면 호수 쪽도 가보기로 합니다. 야외 공연장 Concha Acústica de Paipa 주변으로 플리마켓이 열렸습니다. 시세나 알아볼겸 모자 가격을 물어보는데 제가 몽긔 Mongui에서 산 가격의 딱 3배를 부릅니다. 알모하바나 Almojábana도 보고타에서 사 먹는 가격의 3배. 흠. 빠이빠는 관광객을 이런 시선으로 보는 곳이군요.
빠이빠 시가지는 크지 않아 도보로 30분이면 돌아볼 듯합니다. 중앙광장도 버스 내린 곳에서 채 몇 걸음 되지 않습니다. 빠이빠 중앙공원 Parque central de Paipa 한쪽에는 시몬 볼리바르 흉상이 있고 빠이빠 성당 Parroquia San Miguel Arcángel이 있습니다. 미사 중이라 문이 열려있네요. 외국인 관광객에게 거대한 바가지를 씌우던 빠이빠 상인들을 향한 노여움(!)을 삭히러 들어갑니다.
성당 입구 벽면에 우물가에서 예수그리스도를 만난 수가성 여인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걸려있습니다. 예수님과의 짧은 만남으로 변화된 수가성 여인, 인생을 사는 동안 겪는 모든 변화는 늘 만남이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빠이빠에는 어떤 이유로 온 걸까요. 미사 중인 성당 제단 앞까지 천천히 걸어갔다가 돌아 나옵니다. 여러 마을을 다니며 교회당을 구경하다 보면 제각각 색깔이 있어 재미있습니다.
빠이빠는 콜롬비아 전통 빵으로도 유명한데 빵집 한 곳에 들러 빤데유까(Pan de yuca)를 5개 삽니다. 보고타에는 없는 빵인데 소가모소 선생님댁에서 먹어보고 반해서 보고타까지 사가기로 합니다. 빠이빠도 건물 외벽에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그림도 귀엽고 다채로운 색감에 기분 좋아집니다. 길가에 놓인 소화전에도 형태에 맞는 그림을 그렸고 도서관 외벽에는 종류별 책과 어린왕자를 맞춤으로 그려뒀습니다.
두이따마에서 오는 길에 채식식당을 검색해 보니 하나가 있어 찾아갔는데 공휴일이라 그런지 문을 닫았습니다. 간판을 현수막으로 대체한 걸 보면 업종을 자주 바꾸는 식당인 것 같기도 하네요. 식사를 했으면 소차코타 호수 Lago Sochacota까지 내려가볼까 했는데 다른데는 마땅히 먹을 데가 보이지 않아 바로 보고타로 갑니다. 트럭에서 파는 복숭아가 보고타에서 보던 것과 다르게 크고 맛있어 보여 한 봉지 샀습니다. 소가모소 선생님 말로는 보야카 Boyacá 지역이 복숭아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오!
빠이빠 버스터미널 앞에 대형버스가 몇 대 정차 중입니다. 역시나 호객하는 아저씨가 "Para Bogotá? (보고타 가요?)"하며 달려오시더니 직행버스 자리 딱 하나 남았다며 얼른 타라고 합니다. 정말 단 한 군데도 정차 안 하고 곧장 보고타로 갑니다. 2시간 정도만에 보고타 요금소까지 왔습니다. 폭우가 쏟아지고 있네요. 워터파크 개장입니다.
북터미널 Terminal norte에 내려 뜨랜스밀레니오를 타러 갔는데 오늘 공휴일이라 집까지 한 번에 가는 노선(K16)이 운행을 안 합니다. 안내직원에게 물어보고 버스를 3번 갈아타고서야 낀따빠레데스 역(Estación Transmilenio Quinta Paredes)에 도착합니다. 험난한 귀갓길입니다. 다행히 집근처에 비는 안 오네요. 한 손엔 빵, 한 손엔 복숭아를 들고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구걸하는 여성이 보입니다. 순간 복숭아는 그냥 못 먹으니 빵을 드려야겠다 싶어 봉지를 건네고 돌아서는데 빠이빠에서 산 빤데유까 하나라도 먹어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꼬르륵.
(욥기11:15) 그리하면 네가 반드시 흠 없는 얼굴을 들게 되고 굳게 서서 두려움이 없으리니. then you will lift up your face without shame; you will stand firm and without fear.
2023.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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