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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285) 아름다운 동화마을 몽긔 Mongui 구석구석ㅣ콜롬비아 보야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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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아름다운 동화마을 몽긔 Mongui 구석구석ㅣ콜롬비아 보야카 여행


하얀 장화 신은 강아지랑 노느라 지체했더니 20분 거리를 40분 만에 도착합니다. 몽긔 중앙광장 Parque principal de Mongui에는 아침 이른 시각인데도 패키지 관광객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건너편에 안개가 내려앉은 산속 마을을 보니 3,000m 고도가 실감 납니다. 광장 바닥은 비야데레이바 Villa de leyva처럼 자갈로 되어있는데 더 촘촘해서 걷기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마을이 정말 예쁩니다. 코워커 신디가 몽긔는 꼭 가보라고 하더니 그럴만합니다.



몽긔 성당 Basílica Menor de Nuestra Señora de Monguí은 아직 미사 전이라 편하게 내부를 둘러봅니다. 교회당은 4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석조건축인데 특히 원목재질의 입구 아치문이 고풍스럽고 웅장합니다. 황금색의 제단 장식은 수많은 관광객을 배려한 듯 노란 조명까지 더해져 화려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장의자에 앉아 제단 중앙의 성모화와 측면 석조기둥에 걸린 아름다운 미술작품들을 둘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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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긔 Mongui는 산속 동화마을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공(balón)'으로 유명합니다. 80년 역사가 있다고 하는데 몽긔가 적힌 공 열쇠고리를 하나 기념으로 삽니다. 몽긔 특유의 건축양식인 하얀 외벽에 초록색 문, 창문, 기둥 장식에 동양적인 느낌도 있습니다. 작은 기도공간처럼 보이는 산안토니오 교회 Iglesia San Antonio에 잠시 들어가 기도를 중얼거려 봅니다. 예배당 바로 옆 벽면에 디테일이 굉장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큰 코에 콧수염이 있는 아저씨의 웃음은 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아지게 합니다. 



모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사방짱구는 오늘도 모자가게를 기웃거립니다. 큰 모자를 찾아 가게 주인분의 부인, 어머님까지 방에서 나오셔서 재고를 뒤지시는데 최대 사이즈가 5라서 결국 이것저것 머리에 얹어보기만하고 나옵니다.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려 애써 더 친절한 미소를 지으시는 세 분을 뒤로하고 나가는데 가게 주인분이 직접 그린 펜드로잉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 도시사람들이 선망하는 삶을 사는 분이시네요. 



몽긔 마을을 구글링 하면 가장 많이 노출되는 유명 관광지 아치형 석조다리 Puente real de calicanto입니다.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구경합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마을처럼 아기자기하고 귀엽네요. 맑은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그 바로 옆에 절경과 잘 어우러진 그림 같은 호텔과 식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호텔은 예약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색에 잠기려는데 오다다다다닫 동물 무리가 이동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니 웬 양 떼가 몰려옵니다. 젖소 산책시키는 노부부, 양 떼 산책시키는 목동, 농장과 거주지에 경계가 없는 산속 시골마을의 일상입니다.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 1866-1943) 같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을 쓴 작가들이 대부분 시골에 살았던 이유를 알겠습니다. 함께 어우러져 살다 보면 그들에게 동화될 수밖에 없겠습니다. 달려라 달려, 오다다다다닫.     



11시쯤 다시 교통의 허브인 소가모소 Sogamoso로 갑니다. 오늘은 소가모소 선생님께 점심 한끼 대접하고 숙소가 있는 두이따마 보야센세 Pueblito Boyacense de Duitama로 갈 예정입니다. 버스 타러 가는데 모자 파는 노점이 있어 6사이즈 있는지 슬쩍 물어봅니다. 6은 없고 5.5 있다며 써보라고 하시네요. 약간 조이긴 하는데 그래도 쏙 들어갑니다. 이마 절반은 덮이네요. 판매하시는 분이 "Su cabeza es grandisimo.(당신 머리가 거대하네요)"라며 진실하고 선한 표정으로 말씀하십니다. 예, 코쓱. 그래도 예쁜 모자 하나 사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몽긔를 떠납니다. 



(이사야32:15) 마침내 위에서부터 영을 우리에게 부어 주시리니 광야가 아름다운 밭이 되며 아름다운 밭을 숲으로 여기게 되리라. till the Spirit is poured upon us from on high, and the desert becomes a fertile field, and the fertile field seems like a forest.


2023.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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