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생활 봉사

(283) 소가모소 Sogamoso 선생님표 카레 점심 후 몽긔 Mongui 이동ㅣ콜롬비아 보야카 여행

728x90
반응형


(283) 소가모소 Sogamoso 선생님표 카레 점심 후 몽긔 Mongui 이동ㅣ콜롬비아 보야카 여행


다시 소가모소에 도착했습니다. 소가모소 버스터미널 Terminal de transporte Sogamoso은 인근 소도시를 오고 가는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라 어딜 가건 꼭 다시 들러야 합니다. 덕분에 오늘 점심도 소가모소 선생님댁에서 맛있는 카레를 얻어먹을 수 있게 됐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집 가는 길에 말 한 마리가 울타리도 없는 목초지에서 식사 중이네요. 바로 옆이 차도인데 차 조심하세요. 폭신한 풀밭에서 볼일을 마치고 총총 앞서가는 개의 뒷모습이 경쾌합니다.  



아침에 인사하고 집을 떠났는데 반나절만에 밥 먹으러 다시 온 나그네입니다. 샐러드, 카레, 사이드메뉴에 후식까지, 어제부터 제 입과 위장이 평소와 다른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맛있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도 또 해달라는 의미가 담길까 봐 조심하려고 하는데 입으로 음식이 들어갈 때마다 자동반사로 "음- 맛있다 세상에 너무 맛있다."가 추임새처럼 따라붙습니다. 소가모소 선생님표 카레 역시 진짜 맛있습니다. 아는 만큼 표현하는 법인데, 음식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으니 이 좋은 음식들을 대하면서 '진짜 맛있다', '너무 맛있다' 같은 보잘것없는 표현밖에 하질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진짜, 너무, 맛있습니다. 킄. 


반응형


선생님이 직접 구운 머핀은 결국 배가 불러 못 먹고 이따 숙소 가서 먹으려고 가방에 챙깁니다. 소가모소 Sogamoso에서 오늘 제 숙소가 있는 몽긔 Mongui까지는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마침 선생님네 집 근처가 버스 지나가는 경로라 또다시 배웅을 해주십니다. 보내놓으면 다시 찾아오고, 또 보내면 찾아오는, 먹깨비 유랑객입니다. 이제 정말 쉬세요 선생님, 이틀 동안 감사히 잘 얻어먹고 잘 쉬다 갑니다. 빠잉! 



제가 탈 몽긔행 버스는 소형승합차라 비어 있는 조수석에 얼른 올라탑니다. 가다가 가운데 자리에 한 사람이 또 타서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역시 앞자리가 좋습니다. 구불구불 지나가는 산길을 잠시 영상에 담고 곯아떨어집니다. 푸짐하게 먹었더니 이내 졸리네요. 오후 5시쯤 몽긔에 도착합니다. 숙소가 몽긔 중심지에서 좀 떨어진 산속 독채 글램핑(Hakuna MATATA)이라 해가 더 떨어지기 전에 생수와 간식거리를 조금 사서 바로 숙소를 찾아갑니다.   



모토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10분 넘게 기다려도 올 생각을 안 해 그냥 걸어갑니다. 가파른 계단과 경사로가 이어지는 인적 드문 몽긔 마을입니다. 아이고.. 헉헉.. 으아.. 오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뒤로도 걸어보고 지그재그로도 걸어봅니다. 동네 주민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제 옆을 유유히 지나갑니다. 부럽. 한 고개를 넘어서니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시골 풍경이 펼쳐지고 반가운 내리막길이 나타납니다.    



어디선가 하얀색 장화를 이쁘게 신고 꼬리 끝은 흰색 물감을 콕 찍은 듯한 무늬의 강아지 한 마리가 제 간식을 노리고 접근합니다. 눈곱도 없고 입 주변도 깨끗하고 털도 잘 관리된 게 길에 사는 아이는 아니네요. 집이 어딘지 저를 계속 쫓아옵니다. 귀여운 강아지 동행도 있고 흙길 옆으로 계곡물도 졸졸 흘러가고 새소리에 그림 같은 하늘까지, 완벽한 순간입니다. 소가모소 선생님은 가방에 개와 고양이 사료를 넣어 다니며 배곯는 길 아이들에게 나눠주시는데 저도 뭘 좀 챙겨 다녀야겠습니다. 아가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렴, 내일 또 보자!  



매 순간 달라지는 근사한 구름과 노을, 조금씩 빛을 감추는 태양을 보며 산길을 걸어갑니다. 몸도 마음도 머릿속도 깨끗하게 씻어지는 느낌입니다. 30분 정도 걸어 드디어 오늘 숙소에 도착합니다. 오후 6시인데 벌써 조금씩 어둑어둑해지네요. 산속에 자리 잡은 독채 글램핑, 숙소를 잘 골랐습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훗.     


 


(사도행전15:19) 그러므로 내 의견에는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하지 말고. "It is my judgment, therefore, that we should not make it difficult for the Gentiles who are turning to God.


2023.6.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