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또따 호수, 해변 백사장 Playa blanca de Tota 산책ㅣ콜롬비아 보야카 여행
소가모소를 출발한 지 약 1시간만에 또따 해변 Playa blanca de Tota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구글 리뷰에서 미리 확인한 정보대로 현재 해변 쪽은 폐쇄돼 있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식당 앞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소속을 알 수 없는 관리인에게 2,000pesos(6백원)를 지불하고 건물 옆 계단을 통해 해변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입장료에 대한 안내문도 없고 관리인이 사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시에서 관리하는 건 아닌 듯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에 콜롬비아에서 보기 드문 소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소나무와 다른 수종인지 모르겠지만 솔방울은 안 보이고 솔잎은 우리나라 소나무와 동일합니다. 나무 틈새로 해변 Playa blanca de Tota 경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폐쇄된 해변에는 사람도 없고 어딘지 휑한 분위기입니다.
해변까지 내려오니 모래사장에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습니다. 유람선, 제트스키, 보트 등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해뒀는데 아마도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 분은 이들 업체 관계자인 듯합니다. 모래사장을 얼마 만에 밟아보는지.. 고운 모래의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집니다. 매시 소재 운동화 안으로 모래가 들어오지 않게 조심하며 사뿐사뿐 걷습니다.
가운데 너른 모래사장 쪽은 접근금지 가이드라인이 쳐져있습니다. 호텔을 짓는 중이라 해변을 개방하지 않는다는 구글 리뷰가 있던데 그런것 같진 않고 경찰이 모래사장 순찰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다른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아쉽지만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고도 3,015m에 위치한 해변은 사실 추워서 해수욕을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꽤 쌀쌀하네요.
찰방찰방 파도치는 소리가 듣기 좋아 잠시 물가에 서서 잔잔히 부서지는 물보라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먹구름이 밀려갔다 다시 밀려오기를 반복하면서도 다행히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네요. 해변 우측으로는 독채 글램핑 형태의 숙소가 여러 채 있습니다. 처음에 여기서 숙박을 할까 고민하다가 몽긔에 숙소를 잡았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호숫가 바람이 차서 눈이 시릴 정도입니다. 올라가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해야겠습니다.
내려온 길로 다시 올라가다보면 작은 식당 겸 카페가 있는데 창가에 앉아 라테 한잔을 주문합니다. 양쪽으로 문이 나 있어 바람이 심해 안쪽으로 자리를 옮길까 했는데 고맙게도 직원분이 양쪽 문을 닫아주시네요. 바람이 많고 쌀쌀한 영국 최남단의 포스큐르노 비치 Porthcurno Beach 느낌이 살짝 납니다. 그때 같이 여행한 친구가 문득 보고 싶네요. 여행은 결국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는 일 같습니다. 그것이 '나 자신'이라는 사람일 때가 가장 많지만 말이죠.
세련되진 않지만 테이블 매트, 커피잔 받침 접시(!)까지 구색을 빠짐없이 갖춘 라테가 나왔습니다. 우유가 많이 들어간 고소한 시골st. 라테 덕분에 호숫가 찬바람에 떨던 몸이 덥혀집니다. 11시 조금 넘어 다시 버스를 타러 올라갑니다. 아까 입장료를 징수하던 관리인분이 20분 이내로 버스가 올 거라고 하셔서 또다시 도로변 모자가게를 기웃거려 보지만 역시 제 사방짱구 머리를 커버할 모자는 없네요. 조금 일찍 도착한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 옆쪽 열린 문틈으로 쫑긋한 귀를 가진 당나귀가 보입니다. 까꿍.
버스 기사분께 여쭤보니 가는 길에 있는 마을들 중에는 잇사 Iza가 가장 예쁘다고 추천하셔서 잇사에 잠시 내리기로 합니다. 또따 Tota에는 마을 축제가 있는지 성당 앞 광장이 주민들로 북적입니다. 여기선 루아나 Ruana가 일상복이네요. 쌀쌀한 고산지역 날씨에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용한 옷입니다.
(여호수아1:6)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 "Be strong and courageous, because you will lead these people to inherit the land I swore to their forefathers to give them.
2023.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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