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생활 봉사

(279) 놉사 Nobsa 털모자 수공예품 구경, 한식 저녁식사ㅣ콜롬비아 보야카 여행

728x90
반응형


(279) 놉사 Nobsa 털모자 수공예품 구경, 한식으로 저녁식사ㅣ콜롬비아 보야카 여행


소가모소 Sogamoso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놉사 Nobsa라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제가 보야카 Boyacá 여행 간다고 하니 지난 수업시간에 다니엘이 놉사에 꼭 가보라고 한 기억이 나서 잠시 다녀오기로 합니다. 망고색깔의 꾸밈없이 정직한 도시명 조형물이 광장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네요. 



마을 입구에서부터 털모자와 두꺼운 니트의류, 루아나 Ruana, 양털로 만든 수공예품들이 많이 보입니다. 폴란드 타트리 산맥 기슭에 있는 자코파네 Zakopane 마을과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입구 풍경만 봤을 땐 꼭 근처에 만년설이 덮인 산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가게에서 직접 직조하는 분도 계셔서 양해를 구하고 보기 드문 명장의 작업 현장을 한컷 기념으로 남깁니다. 모자를 하나 사려고 기웃거려 보는데 사이즈가 다 작습니다. 선천성 사방짱구의 애로입니다. 모자는 포기하고 모자를 모티브로 한 열쇠고리만 두 개 삽니다.  



놉사 중앙공원 Parque principal Nobsa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카페 2층으로 올라갑니다. 최애 음료인 리모나다코코 Limonada de coco를 주문합니다. 더운 날씨가 아닌데 연신 시원한 음료를 홀짝거립니다. 점심이 좀 짰는지 물을 많이 켜네요. 한가로이 앉아 놉사 마을을 둘러봅니다. 말을 타고 이리저리 달리는 저 남자분은 뭐하는 분인지, 보더콜리 한 마리가 귀를 휘날리며 따라다닙니다. 일상을 부지런히 살아가는 사람들 틈에서 여행자의 여유를 누려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짙은 꿀벌색 벽돌로 지어진 놉사 성당 Templo Parroquial San Jerónimo de Nobsa에 잠시 들어가봅니다. 내부도 같은색 벽돌로 기둥을 세워 고풍스럽습니다. 개 두 마리가 경쾌한 발걸음으로 꼬리까지 흔들며 교회당으로 들어오더니 익숙하게 한쪽 카펫 위에 자리 잡고 눕습니다. 성당이 어떤 곳인지 아는 듯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엎드려 있네요. 마을 성당은 모든 생명들의 안식처(!)입니다.   



해질무렵 놉사 Nobsa에서 소가모소 Sogamoso로 돌아와 선생님댁으로 갑니다. 얼마전 소가모소 지역 볼거리 여쭤보려고 연락했는데 하루 묵어가도 된다고 호의를 베풀어주셔서 넙죽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손님용 방 하나를 내주시고 침대시트와 베갯잇까지 새 걸로 바꿔주시네요. 아고, 이렇게까지, 몸 둘 바를, 너무 감사합니다. 꾸벅.


반응형


저녁식사까지 준비해주시는데 토마토 샐러드, 김밥, 물김치, 후식 과일까지 풀코스입니다. 심지어 요리 실력에 플레이팅 센스까지 완벽한 분입니다. 음식 잘하는 사람 정말 매력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겸손함 마저 멋있어 보이네요.(반함) 요알못 입장에서는 콜롬비아에서 이런 음식들을 할 수 있다는 것부터가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식사 후에 식탁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느닷없이 오일과 새로 사온 케이크팬을 챙겨 오시더니 닦습니다. 읭?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모습에 살짝 웃음이 나오려고 했는데 잘 참았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도 편하게 대해 주시는 여유 있고 세련된 배려를 구사하는 분입니다. 시커멓게 묻어 나오는 게 발암물질이라고 하시면서 팬 안팎을 꼼꼼히 닦으시는 모습에서 셰프의 자존심과 장인정신마저 느껴집니다. ¡Tan chevere! (멋지다!)



(잠언19:17)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이는 것이니 그 선행을 갚아 주시리라. He who is kind to the poor lends to the LORD, and he will reward him for what he has done. 


2023.6.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