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 한국 국회의원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 방문, 장애인 수채화 수업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기관 DIVRI(한-콜우호재활센터) 코디네이터 스테파니가 오늘 한국에서 국회의원 몇 분이 방문한다고 단톡방에 공지를 띄웁니다. 한-콜우호재활센터는 우리나라 정부가 무상원조로 코이카(KOICA)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건립한 기관인 데다 '한국전쟁(Guerra de Corea) 참전용사에 대한 사의'라는 특별한 의의가 있는 곳이라 한국에서 방문객이 오면 꼭 들릅니다.
동기들도 저도 10시 수업이라 각자 강의실에서 수업준비 중인데 1층으로 내려오라는 연락이 옵니다. 1층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다시 대강당으로 장소가 바뀌었다고 해서 다 같이 이동합니다. 가는 길에 잔디밭에 디귿자로 누워 자는 깐델라를 만났습니다. 숨을 안 쉬나 싶어 동기랑 같이 이름을 부르니 자다 깨서 성가신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미안해 깐델라, 쉬세요.
대강당에는 한국 국회의원 몇 분과 주콜롬비아대한민국대사,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 기관장, 그 외 수행원 분들이 모여있습니다. 별다른 안내가 없어 동기들이랑 자리에 앉아 분위기를 살피다라 맨 앞 줄에 앉아있는 국회의원분들께 인사하러 갑니다. 코이카(KOICA) 봉사단원에 대해 미리 소개를 받으신 듯 저희가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는지 먼저 아는 척을 해주시네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눠 기념촬영을 하고 다 같이 대강당에서 나갑니다. 방문객분들은 기관을 둘러보러 가시고, 우린 수업이 있어 먼저 가보겠다고 코디네이터 스테파니에게 이야기하고 각자 강의실로 올라갑니다. 멀리 중미까지 방문하신 목적에 넘치는 성과를 갖고 귀국하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파울라가 수업에 왔습니다. 2주 정도 빠진 듯한데 그동안 몸이 아파서 못 왔다고 어머니가 설명해 주십니다. 신디와 미겔도 곧이어 미술실로 들어옵니다. 파울라, 신디, 미겔은 나잇대도 20대 초반으로 비슷하고 셋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어 어머님들끼리도 친분이 있습니다. 옆 작업대에서 다니엘과 아드리아나, 후앙, 헤르만, 존, 다섯 분이 각자 자기에게 맞는 작업을 하시도록 코멘트만 해드리고 오늘은 파울라, 신디, 미겔과 수채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봅니다.
수채화 켄트지를 잘라서 한 곳에는 큰 부리새, 한 곳에는 장미꽃을 그려봅니다. 파울라가 그림을 조금 더 잘 그립니다. 그림 하단에 한글로 이름을 적어드리니 뭔가 조금 더 다듬어지고 완성된 느낌이 듭니다. 미겔은 아직 형체를 보고 따라 그리는 데 어려움이 있어 자유롭게 그리고 수채물감으로 색칠하는데 나름 근사한 추상화가 완성되고 있습니다. 완성된 그림은 다들 가방에 챙겨갑니다.
파울라와 신디의 어머니들은 물감과 팔레트, 붓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이름이 뭔지 궁금한 게 많습니다. 물감을 처음 써봤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원 없이 하는 활동이 미술인데.. 콜롬비아의 교육 격차가 상당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존은 자유화를 과제로 드렸는데 보테로 그림을 따라 그립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따라 그리다 보면 본인 스타일도 나오는 법이니 격려해 드립니다. 아드리아나는 부채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수업 끝날 때쯤 보니 핑크색 꽃 한 송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드리아나 그림이 참 좋은데 이용자가 아니라서 캔버스를 자유롭게 쓸 수 없으니 아쉽습니다. 오늘 점심은 오랜만에 동기들과 다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기관 DIVRI에서 활동하며 쌓인 그동안의 회포(!)를 풀어야겠습니다.
(시편86:3) 주여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내가 종일 주께 부르짖나이다. Have mercy on me, O Lord, for I call to you all day long.
2023.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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