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 벽화의 도시 소가모소 Sogamoso 여행ㅣ콜롬비아 보야카 Colombia Boyacá
다음주 월요일(5.22)이 콜롬비아 공휴일이라 금요일(5.19) 하루 휴가를 내서 4일간 보야카 Boyacá를 여행하기로 했습니다. 보야카는 보고타가 속한 쿤디나마르카주 Cundinamarca의 북쪽에 위치한 곳인데 유명한 관광지로는 비야데레이바 Villa de leyva가 있는 지역입니다. 직선거리로는 페레이라 Pereira까지 거리와 비슷한데 도로 사정이 좋아 소요시간은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페레이라까지는 평균 10시간인데.
아침먹고 7시쯤 집을 나섰는데 평일이라 북터미널 Terminal del norte로 가는 뜨랜스밀레니오(B16)가 더 붐빕니다. 한참 서서가다가 국립박물관 Museo nacional de Colombia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날씨도 좋고 차도 슝슝 잘 달립니다. 8시쯤 북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터미널에 소가모소행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가 많은데 직행에 버스 컨디션도 좋은 Libertadores를 골라 탑니다. 좌석 모니터에 디즈니 영화 코코 Coco를 플레이해 놓고 과자도 한봉 뜯습니다.
직행이지만 빠이빠 Paipa, 두이타마 Duitama에 잠시 정차하고 3시간 정도만에 소가모소 Sogamoso에 도착합니다. 버스 옆으로 짐을 수레에 넘치도록 실은 말 달구지가 지나갑니다. 경주마 눈가리개를 한 말, 가식도 의욕도 없어 보이는 어깨가 축 늘어진 마부, 산더미처럼 쌓아 올린 짐수레, 차창 선팅 덕분에 더 예스러워 보이는 이 풍경이 소가모소의 첫인상입니다.
소가모소 Sogamoso에는 코이카 봉사단 선생님이 한분 계시는데 감사하게도 가이드를 해주신다고 해서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식당은 아직 오픈 전이라 인근 로또매점에서 휴대폰 충전도 하고 마을 구경도 합니다. 철물점 고양이가 저를 내려다봅니다. 안녕?
12시 맞춰 다시 식당으로 갑니다. 창가에 자리를 잡는데 선생님도 마침 오시네요. 같이 뭘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선생님이 평소에 즐겨드시는 메뉴가 아닌 송어구이 Trucha가 메인인 '오늘의 메뉴(Menu del día)'를 시킵니다. 생선은 조금 짜고, 치즈는 조금 타고, 파스타 수프는 물커덩, 오늘 요리사분이 좀 피곤하신 날인가 봅니다.
식사 후 선생님 댁에 무거운 짐을 좀 빼두고 가볍게 관광하러 나옵니다. 중앙광장으로 가는 일방통행로는 수령이 족히 몇백년은 되어 보이는 거대한 야자수가 빼곡합니다. 건너편 건물 외벽은 공간이 있는 곳마다 수준급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풍성한 머리숱에 천진한 미소를 가진 할머니는 버스에서 본 영화 코코 Coco의 등장인물을 닮았습니다.
짙은 노란색 테두리를 한 대성당 Catedral de San Martin de Tours이 있는 중앙광장 Plaza de la Villa에 도착했습니다. 콜롬비아는 대도시, 중소도시를 불문하고 광장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좋습니다. 소가모소 역시 광장은 비둘기가 주인입니다. 광장 주변으로 현대식 건물도 많이 보이고 성당 뒤편 산 쪽으로는 저소득층 거주지역도 보입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현지인들도 산 쪽은 위험해서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불안한 치안의 기저에는 늘 빈부격차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성당 내부는 미사가 진행 중인데 분위기가 보통의 미사시간과 다릅니다. 조심스레 내부를 둘러보고 나오는데 성당 문 앞에 장의차가 대기중입니다. 장례미사였네요. 입구에 장례식순 안내문도 게시되어 있습니다. 모르고 지나칠 땐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현지인 친구 어머니 장례식에 다녀온 후로는 장례미사 안내문이 쉽게 눈에 들어옵니다. 소도시는 동네 가게나 슈퍼마켓에도 장례식 안내문이 붙어있는데 마을 전체가 이웃의 생사를 공유하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조금 낯설기도 합니다.
(호세아6:6)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 For I desire mercy, not sacrifice, and acknowledgment of God rather than burnt offerings.
2023.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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