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 치카케 국립공원 Chicaque 가는 길, 보고타 근교 등산ㅣ콜롬비아 Colombia 여행
산길을 걷고 싶어서 보고타 Bogotá 근교에 등산할만한 곳을 찾아보다가 몇 군데를 발견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곳, 혼자 등산해도 안전한 곳, 산이 많이 높지 않은 곳으로 신중히(!) 고릅니다. 보고타에서 남서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치카케 국립공원 Parque natural Chicaque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여러 변수를 고려해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합니다. 뜨랜스밀레니오를 타고 소아차 테레로스역 Estación Terreros에 내려 국립공원으로 가는 소형승합차를 타러 갑니다.
역 주변에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툭툭이 TukTuk가 많이 보입니다. 기사분께 소형승합차 정류장을 물어보고 근처 빵집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기다립니다. 빵집 손님 대부분이 저처럼 치카케 공원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여성 두 분이 제게 오늘따라 차가 안 온다며 혼자 등산하러 가냐며 이것저것 묻습니다. 수시로 있는 버스가 아니라 하루 2~3번 간헐적으로 다니는데 1시간 넘게 기다려 드디어 치카케 국립공원 Parque natural Chicaque 소형승합차에 오릅니다.
가는 길은 역시 시골길이라 경치가 좋습니다. 소아차 테레로스역에서 차로 30분쯤 달려 깊은 산속에 위치한 치차케 국립공원에 도착합니다. 국립공원에서 운행하는 승합차는 왕복 12,000pesos(3천5백원), 내려가는 차는 오후 3시, 5시 두 번 있다고 합니다. 산 아래는 화창했는데 위쪽은 안개가 짙어 바로 앞에 차가 와도 안 보일정도입니다. 주차장 입구에 소만 한 양 두 마리가 풀 뜯으러 나왔습니다. 닭, 병아리, 개, 양, 곳곳에 동물들이 있으니 국립공원 근처는 차량들이 모두 천천히 다닙니다.
치카케 국립공원 입장권은 주차장 옆 휴게소 겸 식당에서 살 수 있는데 성인 18,000 pesos(5천 원)입니다. 안개가 짙고 고도가 높은 탓에 쌀쌀합니다. 휴게소 내부는 산장처럼 꾸며져 있는데 땔감이 한가득 쌓인걸 보니 저녁엔 벽난로에 불도 지피나 봅니다. 여러 날 묵어가려는 듯 커다란 배낭에 텐트까지 짊어진 여행객들도 많이 보입니다. 같이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등산 후에 식사하려는 듯 다들 바로 산행하러 가네요. 저는 우선 배를 채웁니다. 간단하게 먹을까 하다가 칼로리 높고 양 많은 메뉴로 주문해서 천천히 다 먹습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가이드분이 국립공원 소개를 해줍니다. 지금 휴게소가 위치한 곳이 가장 높은 곳(2,800m)이고 여기서 계속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로 등산을 하게되고 돌아올 땐 반대로 가파른 오르막길입니다. 돌아오는 길은 1.5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치카케 국립공원에도 등산코스가 여러 개 있는데 저는 제 체력을 고려해서 따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1시간 30분 정도 갈 수 있는 데 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기로 합니다.
게이트를 통과해 들어갑니다. 안개가 짙은데다 카메라 렌즈에도 습기가 차 사진이 모두 흐릿합니다. 사람 소리는 전혀 안 들리고 새소리, 야생동물 지나가는 소리만 들립니다. 입구 게이트에서 출입객을 통제하고 주요 구간에 안전요원이 있어 안전하고 공원도 잘 관리되고 있는 듯합니다. 가이드분 말씀대로 정말 계속 내리막길이네요. 짙은 안개와 구름이 바람에 밀려가 잠시 시야가 밝아졌다가 다시 흐릿해지기를 반복합니다.
계단으로 잘 다듬어진 길이 계속 이어질 줄 알았는데 이내 흙길로 이어지고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갑니다. 모노노케히메 숲의 정령 코다마들이 고개를 갸르륵 갸르륵 돌리며 나올 것 같습니다. 가파른 경사로에 축축한 흙길, 미끄러운 돌바닥을 따라 걸어 내려가려니 30분쯤 걸었는데 벌써 종아리가 후들거립니다.
드디어 첫번째 이정표가 나왔습니다. <대피소 Refugio>, <생태 탐방로 Senderos Ecológicos>, 다행히 같은 방향이네요. 돌아올 때를 생각해서 갈림길에서는 사진도 찍어두고 길을 잘 기억하며 갑니다.
(열왕기상8:39) 주는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사하시며 각 사람의 마음을 아시오니 그들의 모든 행위대로 행하사 갚으시옵소서 주만 홀로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심이니이다. then hear from heaven, your dwelling place. Forgive and act; deal with everyone according to all they do, since you know their hearts (for you alone know every human heart)
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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