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 수강생 식사 초대, 수채물감+색연필 장애인 미술지도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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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수강생 식사 초대, 수채물감+색연필 장애인 미술지도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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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실 정리하고 수업 준비해놓고 잠시 짬이 나서 그림 그리려고 하는데 미겔과 오스피나가 일찍 왔습니다. 보통은 밖에서 기다리다가 10시 되면 들어오시라고 하는데 두 분은 들어와서 하고 싶은 작업 하시라고 합니다. 수시로 발동하는 편애 기질은 어쩔 수 없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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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초대를 하고 싶다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밥 한 번 먹자' 정도로 서로 여기고 넘어가는 편입니다. 지난주 미겔 보호자분이 점심 초대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감사하다고 하고 지나갔는데 오늘 집 찾아오는 방법을 쪽지에 써서 건네주시면서 주말에 시간 어떠냐고 물어보십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주일에 가겠다고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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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유엔 스페인어의 날(Día del idioma español en las Naciones Unidas)' 행사에 장애인 그룹에서는 댄스 공연을 합니다. 아침부터 공연 연습하고 10시 15분쯤 되니 다들 헐레벌떡 뛰어 오십니다. 지난주에 이어 색연필로 음영 표현하기 수업을 합니다. 오늘은 바나나와 사과 두개를 하기로 했는데 바나나가 좀 어려운 듯 신디가 같이 도와주는데도 시간이 꽤 걸려 결국 바나나 하나 밖에 못 했습니다. 신디가 그림을 벽에 붙여놓고 '바나나도 있고 엠빠나다(empanada, 만두 같은 콜롬비아 음식)도 있다'며 농담을 하니 다들 재미있다며 한바탕 웃고 수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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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간에는 지난 수업에 이어 수채물감 사용법을 수업합니다. 미술실을 비우기 곤란해서 움베르토에게 물을 좀 떠 와달라고 부탁했더니 갖고 와서는 다른 사람들은 못 쓰게 하고 혼자 사용합니다. 끙. 헤르만에게 다시 부탁해서 물을 하나 더 준비해 놓습니다. 움베르토는 물감이 너무 좋다며 수업 내내 말 한마디 없이 꼼꼼히 채색합니다. 물 양 조절하는 것도 지난 시간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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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이 있는 미겔은 힘 조절이 어려워 도화지가 벗겨질 정도로 붓질을 세게 합니다. 어느 정도까지 지도를 해야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 두 번 정도만 제가 직접 붓질하는 걸 보여주며 언급하고 그 뒤로는 지켜봅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오스피나도 물 양 조절이나 칸에 맞게 채색하는 건 어려워하지만 물감을 다루는 것 자체로 너무 좋아하니 반복해서 여러 번 지도하진 않고 지켜봅니다. 첫 수채물감 작품이 나왔습니다. 다들 너무 만족하며 집에 가져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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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 전공한 동기에게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 어느정도 관여하고 지도하는 게 좋을지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 결론은 교사의 경험과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니 제가 조금씩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게 미술수업의 목적이 아니니 최소한으로 조심스럽게 도와드리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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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오랜만에 낮잠을 잠시 즐깁니다. 쇼파에 누울까 하다가 으슬으슬 몸살기운이 있어 전기담요를 켜고 침대에 눕습니다. 30분만 자려고 했는데 눈 뜨니 노을이 지고 있네요. 2시간 푹 자고 나니 훨씬 개운해졌습니다. 누워서 고양이호텔에서 보내온 다콩이 사진과 동영상을 넘겨보다가 일어납니다. 다콩이를 잘 알고 같은 고양이 집사인 친구에게 다콩이 사진을 공유해 주니 '잘 케어받은 티가 난다'라고 말해주네요. 고양이호텔에 장기 보호를 맡기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잘 지내주는 다콩이와 좋은 사장님들 덕분에 마음 편히 활동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감사한 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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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12:19)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보존되거니와 거짓 혀는 눈 깜짝일 동안만 있을 뿐이니라. Truthful lips endure forever, but a lying tongue lasts only a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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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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