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보고타 Bogotá → 수에스카 바위 Rocas de Suesca 가는 길, 근교 여행 (ft.콜롬비아Colombia)
보고타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 수에스카(Suesca)에 거대한 바위 절벽(Rocas de suesca)이 있습니다. 암벽은 보고타 강을 따라 3.5km에 걸쳐 펼쳐져 있고 바위의 높이는 20m에서 높은 곳은 180m에 달합니다. 수십 개의 암벽등반 루트가 있어 암벽등반가들의 천국으로 불립니다. 이번주 여행지는 수에스카로 정했습니다. 버스를 타러 북터미널(Terminal de transporte del norte)로 갑니다. 밖에 내내 있어야 하니 날씨가 조금 흐려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무척 화창합니다.
톨게이트 앞에 빵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든 상인들이 보입니다. 밀봉되지 않은 빵을 종이로 반쯤 감싸기만 했습니다. 매연에, 먼지도 많을 텐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나갑니다. 가다가 잠시 잠이 들었는데 '삐익~' 휘슬소리에 깹니다. 대각선 앞자리에 어린아이 승객이 탑승했네요. 손에 노란색 휘슬을 들고 박자 맞춰 붑니다. 귀여워서 한참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쳐 인사합니다. 아이 엄마가 제게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부자네(¡Que rica!)' 라고 합니다. 아이는 4살인데 말하는 수준이 저랑 비슷해서 대화가 잘 됩니다. 엄마와 아이는 수에스카까지 가고 저는 그전 정류장인 수에스카 바위(Rocas de suesca)에서 내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버스요금은 10,000pesos(3천원)입니다. 콜롬비아(Colombia)에서 시외버스를 몇 번 타다 보니 시스템이 꽤 편리합니다. 정해진 정류장이 없고 버스 노선 내에서는 원하는 곳에 내려줍니다. 버스 내린 곳에서 직진하면 수에스카 바위(Rocas de suesca)로 갈 수 있는데 우선 근처 가게에서 커피 한잔하고 생수도 삽니다. 라테랑 생수 해서 2,500pesos(7백원), 역시 보고타에 비해 물가가 저렴합니다.
미지근한 커피를 후루룩마시고 수에스카 바위(Rocas de suesca)를 보러 갑니다. 암벽등반으로 유명한 곳이라 근처에 익스트림 스포츠(Extremo) 업체가 많습니다. 옷차림만 봐도 관광객인지 암벽등반하러 왔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고 바로 옆 주차장 입구에 관리요원 두 분이 앉아있습니다. 직진하면 전망대, 왼쪽으로 가면 수에스카 바위를 조망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한국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Muy hermoso!)라며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친절한 말씀을 해주십니다.
수에스카 바위는 보고타 강(Río Bogotá) 옆 폐선로를 따라 펼쳐집니다. 가는 길이 온통 기찻길 자갈밭이라 공원 관리인들은 입구에 묶어둔 말을 이용해서 이동하는 듯합니다. 물소리가 들려서 길 옆 풀숲으로 들어가니 가는 줄기의 보고타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광물 때문인지 물이 투명하진 않지만 오랜만에 물소리 들으니 너무 좋네요. 콧노래 흥얼거리며 다시 기찻길을 따라 걷습니다.
앞서 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서서 암벽 쪽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습니다. 뭔가 근사한 경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암벽등반하는 사람들이 수직 절벽에 거미처럼 달라붙어 있습니다. 악력으로 체중을 버틴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저로서는 놀랍기만 합니다. 암벽등반 팀들이 곳곳에 10명 내외의 규모로 모여 절벽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초보자들의 고통섞인 비명소리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절벽 바로 맞은편에는 아이스크림 파는 분이 계시는데 장사가 꽤 잘 됩니다.
절벽에 뿌리를 붙이고 대각선으로 자라는 나무도 있습니다. 식물은 역시 동물보다 생명력이 강합니다. 기찻길을 따라 끊임없이 펼쳐지는 수에스카 바위(Rocas de suesca)의 경치도 장관이고 키가 큰 열대 나무들도 근사합니다. 비슷한 듯 다 다르고 또 매 순간 달라지는 자연 앞에 경외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마스크 속에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한 손에 양산을 받쳐 들고 다른 손엔 카메라를 쥐고 울퉁불퉁 자갈길을 걸으며 시선은 절벽을 향하고 있으니 비틀비틀, 제 모습은 조금 우스꽝스럽네요.
(골로새서3:14)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And over all these virtues put on love, which binds them all together in perfect unity.
2023.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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