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보고타 Bogotá → 라메사 La Mesa 가는 길, 근교 여행 (ft.콜롬비아Colombia)
6개월 넘게 선선한 윗동네에 있었더니 좀 더워도 지대가 낮은 곳으로 여행해보고 싶습니다. 코워커 신디와 수강생분들께 물어 적당한 곳을 찾습니다. 보고타(Bogotá)에서 서쪽으로 54km쯤 떨어진 라메사(La Mesa)라는 곳인데 해발고도 1,300m, 연평균기온 26℃의 더운 지역입니다.(*보고타 해발고도 2,600m, 연평균기온 14℃) 보고타의 무시무시한 교통체증을 고려해도 왕복 5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 토요일 당일여행지로 골랐습니다.
보고타 남부 터미널(Terminal del sur)에도 라메사(La Mesa)행 시외버스가 있지만 집에서 가까운 쌀리뜨레 터미널(Terminal de Salitre)로 갑니다. 7시쯤 도착해서 2번 터미널로 갑니다. 쌀리뜨레에는 총 5개의 터미널이 있는데 콜롬비아 전역을 다니는 버스가 동서남북 지역별로 구분돼 있습니다. Expreso del Sol이라는 버스 창구에서 22,000pesos(6천원)에 티켓을 구입하고 탑승장으로 나갑니다. 버스 도착 전이라 두리번대고 있는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딸과 엄마가 저와 같은 버스라며 인사를 합니다. 티켓 색깔만 봐도 아는 것 같습니다. 대기실에 넷이 조르르 앉아 버스 올 때까지 수다 떨며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 이름은 낸시와 발렌티나, 외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며 언젠가 저처럼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싶다고 합니다. 얼마든지!
7시 40분에 출발한 버스는 가는 동안 노점 같은 휴게소에 수시로 정차하고 한참을 서 있다가 다시 출발하기를 반복합니다. 보고타 서쪽 모스께라(Mosquera)를 경유하는데 보고타 빠져나가는데만 1시간이 걸립니다. 남부 터미널에서 탔으면 좀 더 빨랐을까요. 1시간 만에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톨게이트를 지나 구불구불 산길을 달립니다. 화창한 날씨 덕분에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축복받은 자연환경입니다.
2시간 30분 만에 드디어 라메사(La Mesa)에 도착하고 승객 대부분이 번화한 대로변에서 내립니다.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낸시가 여기 내리면 된다고 알려줍니다. 버스 터미널이 따로 없는 듯하네요. 더위가 바로 느껴집니다. 기모가 든 긴팔 후드티 소매를 팔꿈치 위까지 걷어 올리고 우산을 양산 삼아 받쳐듭니다. 버스 내린 곳에서 조금 걸어가니 산타 바바라 성당(Parroquia Santa Barbara)이 있는 라메사 중앙공원(Parque Principal La Mesa)이 나옵니다. 제가 좋아하는 벌꿀색 벽돌로 지어진 교회당이네요. 어느 각도로 찍으면 예쁠까 이리저리 카메라 렌즈를 돌려봅니다.
뒤에서 누가 톡톡 쳐서 돌아보니 낸시랑 발렌티나입니다. 이제 자기들은 수영장에 간다며 같이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합니다. 차에서부터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더니 외국인인 제가 신기했을 것 같습니다. 휴대폰 사진을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지 여행 잘 하라며 인사하고는 핑크색 수영장 가방을 흔들며 갑니다. 낸시랑 발렌티나를 보니 주님이 왜 아이들을 그토록 사랑하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벽돌과 나무로 지어진 18세기 건축의 역사가 느껴집니다. 아늑한 분위기가 참 좋네요.
라메사 중앙공원(Parque Principal La Mesa)에 설치된 마을 마을이름 조형물(Yo ♥ La Mesa)을 찍으려고 하니 사람들이 다 여기 앉아있네요. 한 바퀴 돌고 왔는데 사람이 더 많아져 그냥 찍습니다. 심지어 곰돌이 가방을 멘 여자아이는 저를 보며 포즈까지 취해줍니다. 고마워 덕분에 예쁘게 나왔어! 우산을 쓰고 다니는데도 덥네요. 조형물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광장에서 바로 보이는 건너편 골목에 만국기가 걸려있는데 앞부분 정중앙에 태극기(Taegukgi)가 보입니다. 태극기가 대한민국 국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간혹 있겠지만 태극기가 미적으로 아름답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할 겁니다. 만국기 틈에 있으니 더 멋지네요.
(시편139:2)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You know when I sit and when I rise; you perceive my thoughts from afar.
2023.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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