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색종이로 기초 콜라주 Collage 수업, 중급반 아크릴화 (ft.콜롬비아보고타미술교육)
연초라 그런지 미술수업 수강생이 점점 많아집니다. 지난해에는 오후 수업은 그나마 자리에 여유가 있었는데 요즘은 오후에도 15명 넘게 오십니다. 웬만한 재료는 다루실 줄 아는 분들은 다른 쪽 작업대에서 자유롭게 그림 그리시도록 하고 필요하실 때만 도움을 드립니다. 중급반 두 분(루이스, 죠바니)은 요즘 예전 초급반 분들이 어설프게 작업해 둔 캔버스 복구 작업 중입니다. 마침 두 분 다 초상화를 그리시는데 라틴아메리카(Latinoamerica) 느낌이 물씬 납니다.
만화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안드리에게는 따로 스케치북과 펜, 목탄 세트를 준비해 주고 오늘부터 만화 그리기를 연습하자고 제안합니다. 활짝 웃는 얼굴을 보니 내심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근육의 형태나 인체의 세밀한 구조를 익힐 수 있게 먼저 인체드로잉을 부위별로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니 좋다고 해서 이미지 검색할 수 있게 제 휴대폰을 빌려드립니다. 안드리 파이팅!
나머지 초급반 수강생과 장애인 이용자들과는 색종이 콜라주(Collage) 작업을 해봅니다. 다양한 재료를 붙여보려고 스티로폼 볼, 노끈, 색끈 등을 준비했는데 코워커 신디가 너무 재료를 많이 사용하면 어려워하신다며 처음이니 색종이만 쓰는 게 좋겠다고 합니다. 고양이 얼굴을 다 같이 그리고 콜라주를 하는데 역시 색종이 하나만 하길 잘했습니다. 제가 조금씩 도와드리면 한국인들은 손을 정말 잘 쓴다며 놀라십니다. 저는 그 반대 이유로 늘 놀랍니다.
오른손에 마비가 있고 왼손도 불편함이 있는 수강생 한 분(띠께 가브리엘)은 지난해 몇 번 오시다가 병원 일정으로 못 오셨는데 올해부터 월요일 오전 수업은 참석이 가능하다며 오셨습니다. 종이는 제가 찢어드리고 붙이는 것만 하셨는데 두 가지 색을 섞어가며 잘 붙이십니다. 장애인 분들은 미술수업을 1시간쯤 진행하고 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오늘은 1시간 30분이 넘도록 재미있어하며 작업하시네요. 그림을 조금 그리시는 초급반 수강생분들은 '다음 수업은 그림 그리기 하나요?'라고 묻습니다. 그룹 수업에 모든 분들의 기호와 수준을 맞춰드리긴 어려우니 집에서 그림 그리실 수 있게 몇 가지 과제를 내드립니다.
수업을 하다 보면 그냥 시간 보내려고 오시는 분도 있고 그림을 정말 좋아해서 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당연히 그림을 좋아하고 성의를 다하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더 갑니다. 오시면 항상 앞쪽 자리에 앉으시는 분들(헤수스, 파트리시아)인데 지난해에는 형태 잡는 것도 어려워하셨는데 지금은 간단한 스케치는 쉽게 해내십니다. 아크릴화를 배우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대답을 고민하고 있으니 신디가 아크릴화는 적어도 3개월 이상 기초미술 수업 들은 후에 가능하다고 선을 긋습니다. 다음 달부터 아크릴화 해볼까.. 했는데 신디가 제 수업 성향을 벌써 파악했습니다.
오후수업에서는 풍경화 콜라주를 해봤는데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완성하지 못한 건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하기로 하고 잘 보관해 둡니다. 점심 먹으러 가는데 깐델라(Candela)가 잔디밭에 모델 포즈로 앉아있어 한컷 찍었습니다. 카메라 들이대면 고개 돌리는 게 다콩이랑 같습니다. 자기만 보면 네모난 물체를 들이대는 저를 뭐라고 인식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빌립보서4:6-7)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Do not be anxious about anything, but in everything, by prayer and petition, with thanksgiving, present your requests to God. And the peace of God, which transcends all understanding, will guard your hearts and your minds in Christ Jesus.
2023.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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