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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소로가 만난 월든 Walden의 동물들ㅣ헨리 데이비드 소로, 인생철학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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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로가 만난 월든 Walden의 동물들ㅣ헨리 데이비드 소로, 인생철학 (위즈덤하우스)


"소로는 동물 세계에서 자기 영혼의 단서를 찾았다." _책 서문 중

 

<소로가 만난 월든의 동물들>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1862)가 월든에 머물면서 쓴 일기 가운데 동물들과의 일화나 상념을 묘사한 대목들만을 골라 엮은 책입니다. 1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요한 고전으로 손꼽히는 <월든(Walden)>이 이 책의 모태인 셈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의인화'라는 표현이 어쩌면 난센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 동물이나 자연의 모습과 움직임에서 인간의 그것이 분명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까마귀의 울음은 뉴잉글랜드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소리다! 이 새는 백인이 오고 원주민이 물러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자신은 물러나지 않았다. 까마귀는 한 인종이 스러지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자신은 스러지지 않았다. 남아서 원주민의 본성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_봄 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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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대단한 밀고자다. 눈이 없었다면 거의 보지 못했을 생쥐, 수달 등의 자취를 보여준다. 가장 고독하고 황량한 풍경에 훨씬 더 많은 생명이 존재한다." _겨울 편 중 


소로는 심지어 특정 인간을 '동물화'하여 언급하기도 하는데 그 부분에서는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개구리 같은 사람들, 비아냥을 가벼운 위트로 대신하는 소로의 지혜입니다. 

 

"나는 개구리 같은 사람들을 본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울음소리를 내는 이들이다." _겨울 편 중

 

<소로가 만난 월든의 동물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그 시기의 자연과 동물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챕터씩 읽어나가다 보면 모든 계절이 그 나름의 사명을 완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서두르지 말라. 자신의 개인사에 신경을 쓰라. 거북을 생각해 보라. 여름은 더도 덜도 않고 거북을 부화시키는 데 딱 알맞다." _여름 편 중

 

 

소로는 월든(Walden) 호숫가에서 자급자족하며 2년여를 사는 동안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오래 관찰합니다. 그 시간을 통해 깨닫게 된 인간과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일기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자연과 동물은 인간과 구별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비유를 통해 부드럽게 여러 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회라는 개념은 어쩌면 자연에 속한 인간의 본성을 흐리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문도 하게 됩니다. 

 

"나는 우주를 지배하는 힘들과 동맹을 맺고 싶었다. 사려 깊고 헌신적인 삶의 어떤 깊은 흐름에 뛰어들고 싶었다. 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지고 비옥한 초원들을 구불구불 흐르는 삶 말이다. 둑 밑의 송어처럼 수정 같은 생각 속에 숨어 있고 싶다." _겨울 편 중

 

"나는 언제나 본능적으로 말을 야생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자유인이라고 여기곤 했다. 사람의 지배하에 들어오지 않은 것은 모두 야생에 속한다. 이런 의미에서 독창적이고 독립적인 사람은 모두 야생이다. 사회에 길들여지고 꺾이지 않은 이들이다." _가을 편 중


중간중간 소로가 직접 스케치한 동물들의 독특하고 귀여운 생김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글과 그림을 보면 소로가 얼마나 세심한 관찰력을 지녔으며, 또 자연의 변화와 동물의 습성을 읽어낼 만큼 굉장한 인내심을 가진 사람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모든 존재에 대한 배려와 공감은 결이 고운 예민함을 그 바탕으로 합니다.

 

"사람은 때로 다른 사람보다 고양이나 개와 더 인간적인 관계를 맺곤 한다. 우리는 어느 정도는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_봄 편 중


2023.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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