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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자기 앞의 생ㅣ로맹 가리(에밀 아자르)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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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기 앞의 생ㅣ로맹 가리(에밀 아자르) 장편소설 


로맹 가리(Romain Gary, 1914-1980; 필명 Emile Ajar)의 소설 <자기 앞의 생; La Vie Devant Soi>은 유럽에서도 특히 보수적인 프랑스에 살고 있는 이방인들의 이야기입니다. 14세 아랍인 소년 모하메드(모모)와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험이 있는 유대인 로사 아주머니가 책의 주요 인물입니다. 둘은 나이와 국적, 인종과 성별을 초월해 어머니와 아들 같은 깊은 사랑과 우정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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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자기 앞의 생>은 14세 소년 모모의 시선에 비친, 소위 비주류 인생의 면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로맹 가리는 모모의 순수하고 담담한 필체를 빌려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내 생각에는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의 일에 아랑곳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정의로운 사람들은 매사에 걱정이 많아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그는 이미 사람도 몇 죽인 것 같았는데, 그건 흑인들끼리의 일인데다가 모르긴 해도 신원조차 확실치 않은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가령 미국 흑인들처럼 프랑스 국적이 없는 사람들 말이다. 경찰은 신원이 확실한 사람들의 일만 취급하니까 별문제가 없었을 것 같다.    

 

모모는 자신에게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고, 엄마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자신이 왜 태어났고, 어떻게 태어났는지도 당연히 알지 못합니다. 모모가 극도로 소외된 가난한 이들의 사회에 속해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에 대한 자각이 있었고 사랑이나 긍휼의 정서가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목숨을 소중히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 있는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볼 때 그건 참 우스운 일이다.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아보지 못한채 세상에 던져진 모모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위악적인 태도를 보기기도 합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슬퍼도 울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도 합니다. 시니컬한 성격처럼 보이지만 어릴 때 부터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꾸준히 던지던 소년이 모모입니다. 

 

하밀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기 전에 한 말이 맞는 것 같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나는 로사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사랑해야 한다. 

 

살기 위해 사랑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모모의 마지막 말이 먹먹한 울림으로 와닿습니다. 


이 소설은 1975년 발표 직후 프랑스 문학상인 공쿠르상(Prix Goncourt)을 받았으며 영화, 뮤지컬, TV프로그램으로도 각색되었습니다. 요즘 고르는 책들이 대부분, 혹은 소설의 주제는 대부분 사랑에 관한 것인 듯합니다. 연인 사이의 감정을 일컫는 좁은 의미가 아닌 인간 삶의 궁극적 목적으로서의 사랑, 영특한 14살의 모모는 그 진리를 일찍 깨달았으니 앞으로 모모의 삶은 더 풍성하겠지요. 


2023.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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