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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KOICA 해외봉사 일기(88)ㅣ재래시장 Paloquemao 장보기: 세숫대야, 장화, 나무 숟가락, 마몬씨죠(mamoncillo), 군것질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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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재래시장 Paloquemao 장보기: 세숫대야, 장화, 나무 숟가락, 과일, 군것질거리


아침에 눈을 뜨니 침대 머리맡에 둔 장미꽃 향기가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잠시 가만히 누워 장미랑 선인장(파울과 파울라)을 보고 있습니다. 둘 다 너무 예쁘고 귀여운데 가시가 있어 손을 댈 수 없다는 게 닮았네요. 잠시 공상하며 스트레칭을 하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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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재래시장에 다녀올겁니다. 요즘 매일같이 비가 와서 장화 한 켤레 사고, 세숫대야, 밥주걱, 손수건 같은 생필품도 사러 갑니다. 지난번엔 걸어서 다녀왔는데 오늘은 햇빛이 너무 강해서 걸어가다가는 피부가 빨갛게 익을 것 같아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휴대폰 충전을 하고 오늘 하루 사용할 데이터를 구입(Claro, 200MB=1,000pesos)합니다. 잔액이 남아있어도 60일이 지나면 잠기기 때문에 수시로 소액이라도 재충전해야 하니 좀 번거롭습니다. 325번 버스를 타고 빨로께마오(Paloquemao mercado) 시장으로 갑니다.   




빨로께마오 시장(Paloquemao mercado)은 워낙 규모가 커서 넋 놓고 다니면 한 자리만 뱅뱅 돌게 됩니다. 들어가서 바로 신발 파는 곳부터 찾아갑니다. 장화는 전문가용, 그러니까 정육점이나 생선가게에서 신는 큰 사이즈만 있어서 대안으로 크록스(Crocs) 같은 플라스틱 재질의 신발을 봅니다. 저는 발이 작아서 디자인보다 사이즈를 보고 사는 편인데 마침 34 사이즈(220mm)가 딱 하나 있어 24,000pesos(7천원)에 구입합니다. 비 오는 날 질퍽한 숲길 지나다녀도 거뜬할 것 같습니다. 






제가 열대과일 중에 파파야(Papaya)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마몬씨죠(Mamoncillo)인데 동네 슈퍼에서는 살 수 없고, 빨로께마오 도매시장에서도 몇 군데 가게에서만 팔고 있습니다. 겨우 한 곳을 찾아 한 팩(9,000pesos=3천원) 구입했습니다. 차가 있으면 더 샀을 텐데 들고 버스를 타야 하니 욕심내지 않기로 합니다. 시장 안에 교통카드(Tullave) 충전하는 곳도 있습니다. 집 가는 길에 동네에서 충전하려고 했는데 마침 잘됐다 싶어 30,000pesos(9천원) 충전해둡니다. 카드를 잃어버리거나 카드가 훼손되면 잔액을 복구할 수가 없어 한번에 너무 많은 금액을 충전하지 않는 편입니다. 



지난번 24시간 동안 집에 물이 안나온 때가 있었는데 물 한 통 받아둘 데도 없구나 싶어 세숫대야(5,500pesos=1,600원)를 하나 샀습니다. 앞으로 비상시를 대비해 늘 여기 물을 받아놓으려고 합니다. 어젠 동기 집에 정전이 됐었는데, 한국에서는 신경 써본 적도 없는 정전, 단수 같은 일이 콜롬비아에서는 수.시.로. 일어납니다. 젓가락이랑 밥주걱을 사려고 이리저리 물어보고 다녔는데 결국 못 찾고 나무 티스푼만 하나 샀습니다. 간식거리도 많이 파는데 맛이 어떨지 몰라서 쌀로 만든 도넛 과자, 치챠론(chicharron, 돼지껍질 튀김), 땅콩만 하나씩 사봅니다. 점심을 먹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비가 올 듯 먹구름이 몰려와서 곧장 버스타고 집으로 갑니다. 






빨로께마오 시장은 과일과 야채가 싱싱해서 갈 때마다 한가득 사 오고 싶은데 최대한 자제합니다. 해외에서 차 없이 생활하다 보면 장본 것을 늘 들고 다녀야 하니 팔 힘이 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점심으로는 플라타노(platanos), 양파, 아비추엘라(habichuelas), 양송이버섯, 계란을 버터를 살짝 두른 팬에 잘 구워서 먹습니다. 후식은 마몬씨죠(mamoncillo)! 줄기에 달린 모양은 꼭 포도 같은데 껍질이 딱딱하고 손톱으로 누르면 탁 벌어지는데 그 속에 살구색 과육이 있고 그 안에 크고 하얀 씨가 하나 들었습니다. 식감은 쫄깃하고 맛은 달콤한데 씨에 붙은 쪽은 약간 떫습니다. 주말에는 아침 + 점심겸저녁, 두 끼를 먹는데 이렇게 먹으면 저녁까지 든든합니다. 해 질 무렵엔 비가 그치고 오랜만에 핑크색 노을이 지네요.  





(시편 48:14) 이 하나님은 영원히 우리의 하나님이시니 그가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시리로다. For this God is our God for ever and ever; he will be our guide even to the end.


2022.11.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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