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생활 봉사

KOICA 해외봉사 일기(76)ㅣ할로윈 Halloween 준비, 유화 pintura óleo 작업, 24시간 단수 정전 (ft.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728x90
반응형


(76)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할로윈 Halloween 준비, 유화 pintura óleo 작업, 24시간 단수 (ft.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10월 31일이 할로윈이라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에서도 준비가 한창입니다. 기관 복도, 엘리베이터, 곳곳에 할로윈(Halloween) 이벤트 홍보전단이 붙어 있습니다. 며칠전 같은 사무실에 있는 마르셀라(Marsela)가 제게 오더니 한가지 부탁이 있다고 하며 할로윈에 사용할 기념촬영용 액자를 만들어줄 수 있냐고 합니다. 선뜻 이해를 못하자 구글링해서 비슷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이미지와 글자를 이용해 만든 기념사진용 틀입니다. 




반응형

종이에 대략적인 이미지를 스케치합니다. 할로윈에 맞게 오렌지색, 검은색, 노란색, 보라색 등을 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틀 윗부분에는 기관명(DIVRI)을 넣고 아래에는 할로윈(Happy Halloween), 좌우에는 우리나라 태극기와 콜롬비아 국기를 각각 만들어 넣기로 합니다. 도안을 화이트보드에 붙여두고 필요한 재료를 가져와 테이블에 펼쳐놓습니다. 오늘도 오전 10시, 오후 2시에 수업이 있어 다른 쪽 테이블은 미술수업에 쓸 화구를 세팅해둡니다. 




종이박스를 잘라 틀을 만들고 컬러 폼 보드지와 색종이를 사용해 꾸밉니다. 이런건 초등학교 졸업 후 처음 만들어보는 것 같습니다. 감이 없어 대략적인 크기를 재단하고 종이박스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재미있네요. 점심시간에도 한참 만들고 있는데 기관(DIVRI) 직원 한분이 오시더니 로비를 꾸미는 중인데 와서 잠시 봐달라고 합니다. 아마도 같이 작업을 하자는 의미였을 듯한데 2시에 또 수업이 있어 의견만 말씀드리고 올라옵니다. 3시간 정도 걸려 다 만들었습니다. 약간 힘이 없긴하지만 들고 사진찍는 용도로는 무리 없어 보입니다. 






오늘은 할로윈 액자 만들면서 틈틈이 그림을 봐드립니다. 유화작업 하시는 분, 파스텔화 하는 분, 콩테로 그리시는 분, 색연필 컬러링 하시는 분, 오늘은 각자 원하는 재료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립니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미술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Luis G)은 그림 소재가 정말 다양합니다. 가끔 수업에 오셔서 그림을 중간쯤 그리다가 포기하시는 분(Juval)이 계시는데 오늘도 역시나 다 그리지 않고 도주(!) 하셨습니다. 다음 시간에 오시면 마무리를 부탁드려봐야겠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가 있는 분은 오늘도 만화의 한 장면을 그렸습니다. 친형이 애니메이션 작가라 그런지 화풍도 따라가는 듯합니다. 지난 시간에 자꾸 제 손을 만지려고 하셔서 초급 스페인어 실력으로 한마디("하지마! 이건 내 손이야! ㅋㅋ) 했더니 그게 상처가 됐는지 저를 소재로 한 일기를 썼다며 보여줍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콜롬비아의 스킨십 과한 인사 문화에 적응할 생각이 없는 한국인이니까요. 코워커(Cindy)가 다음주까지 휴가라서 이럴때 중재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음악을 하는 분(Ricardo)인데 자기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보겠다며 아래 그림을 그렸습니다. 피 흘리는 나무라고 하는데 콜롬비아 남동부에 위치한 아마존이 개발업자들 때문에 본래 모습을 잃어가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분(Marco)이 오랜만에 오셨네요. 눈과 머리 쪽이 좋지 않으셔서 항상 이젤을 놔드려야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제 이름을 한국어로 써달라고 하시더니 여러번 읽으십니다. 이분은 유일하게 제가 KOICA 자원봉사자라는 것을 먼저 말씀해주신 분입니다. 제 신분과 이름을 기억해주시려는 그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집에 어제 저녁 9시쯤부터 물이 안 나옵니다. 주방쪽은 전기도 끊어져서 냉장고도 제대로 작동을 안 합니다. 음식이 상할 것 같아 급한대로 냉장고를 이동시켜 TV 콘센트에 꽂아뒀습니다. 집주인에게 연락하니 수시(!)로 있는 일이라며 수리중이니 걱정말라고 합니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엘리베이터도 안 됩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문 앞에 20리터짜리 생수가 한통 와있습니다. 오늘 중에는 수리가 될 거라고 하니 생수로 세수하고 아침 먹은 설거지만 해둡니다. 싱크대 수전을 열어둔채로 뒀더니 저녁 8시쯤 부륵부륵 하더니 물이 나옵니다. 전기도 돌아왔습니다. 전기와 물이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콜롬비아에 와서 일상에 대한 감사를 새롭게 배웁니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차 한잔 하는데 너무 행복하네요.      




2022.10.

글약방her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