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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KOICA 해외봉사 일기(74)ㅣ수채화 Acuarela 그리기, 컬러링 도안 색칠하기; 장애인 미술 (ft.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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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수채화 Acuarela 그리기, 컬러링 도안 색칠하기; 장애인 미술


지난주 이바게(Ibagué)에 살고계신 분(Blanca)이 수업에 오셨는데 시간 내에 다 못한 작업물을 완성했다며 와츠앱(Whatsapp)으로 보내셨습니다. 종이접기로 청사초롱을 만드는 것인데 안쪽에 전구를 넣으셨는지 진짜 등불을 만드셨네요. 풀칠하는 부분을 반대로 붙이시긴 했지만 나름 개성 있는 작품입니다. 보통 집 가서 완성해오겠다고 갖고 가시면 그냥 잊어버리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알려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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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채물감과 필요한 화구를 준비합니다. 대부분 손이나 팔 근육에 장애가 있는 분들이 많아 미세한 힘조절이 어렵다 보니 유화나 아크릴화를 선호하시지만 수채화 작업도 한 번 시도해봅니다. 수채물감의 특성과 기본적인 기법을 알려드리고 실제 채색하는 과정은 유튜브 영상으로 찾아 보여드립니다. 오전 수업에는 열다섯 분이 오셔서 이리저리 다니느라 제대로 못 봐드렸는데 오후에는 딱 네 분이 오셔서 좀 더 꼼꼼히 알려드립니다. 











첫 장은 각자 원하는 대상(Lo que quieras)을 그리도록 합니다. 사람마다 그림으로 구현하고 싶은 대상이 다르고 또 좋아하는 것을 그려야 잘 그리기 때문에 그림에 흥미를 잃지 않습니다. 결과물이 모두 훌륭합니다. 그림을 배워서 형태를 잘 잡고 컬러를 잘 쓰는 사람의 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거칠고 신선한 느낌이 좋습니다. 첫 번째 나무 그림과 네 번째 검은고양이 그림은 눈길이 계속 가네요. 





이 분은 콜롬비아 내전에서 한 쪽 눈을 잃어버린 분인데 자유롭게 본인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보시라는 제안에 이 그림을 그립니다. 또렷하고 큰 두 눈에 거친 붓질로 채색한 보라색 물감이 번집니다. 얼굴도 오른쪽과 왼쪽 얼굴의 색이 다릅니다. 자화상인지 여쭤보고 싶었지만 그냥 지켜봅니다. 수업시간 전에 잠시 이분과 따로 대화할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나눈 이야기가 이 그림과 오버랩됩니다.      




지난주 같은날 수업에 왔던 다운증후군 아이가 오늘도 어머니와 같이 수업에 왔습니다. 주중에 하루만 DIVRI에 온다며 매번 수업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이가 미술 활동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손 근육을 사용하기 어려워해서 자유롭게 그림 그리는 것보다 도안에 맞춰 색칠하는 작업을 제안합니다. 한 손으로 색연필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색연필 잡은 손을 잡고 채색합니다. 색칠이 끝나고 핼러윈 호박 종이접기를 같이 해봤는데 종이접기 할 정도의 손 근육 상태가 아니라 거의 어머니가 대신 접어줍니다. 다음번에는 부드러운 파스텔을 한번 사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11시쯤 지적장애가 있는 분이 여섯분 정도 같이 어울려 수업에 오셨습니다. 서로 친하셔서 그런지 왁자지껄합니다. 이후에 오신 몇 분은 분위기를 보시곤 그냥 돌아 나갑니다. 이분들께 몇 가지 미술 활동 옵션을 알려드리고 그중에 고르시라고 했더니 모두 한 목소리로 컬러링을 하시겠다고 합니다. 마침 어제 그려서 복사해둔 크리스마스 느낌의 컬러링 도안을 나눠드립니다. 늘 아버지와 같이 동행하는 한 아이는 색을 꽤 조화롭게 잘 쓰네요. 그러면 안 되는데 외모에서 느껴지는 이미지가 그림에도 거의 그대로 드러납니다. 누군가를 어떤 기준으로 건 판단하지 않아야 하는데.. 잠시 회개하며 기도합니다. 


2022.10.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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