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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ㅣ구정우 (ft.인권사회학,인권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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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ㅣ구정우 (ft.인권사회학,인권감수성)


인권이라는 논제는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생각의 흐름대로, 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사고하면 놓치기 쉬운 게 인권이기도 합니다. 사회학 교수로 오랜 기간 인권에 대해 고민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인 우리들에게 어려운 선택지를 제시하며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인권이란 결코 흥미로운 주제가 아닙니다. 말하자면 뒤가 개운치 않은 논쟁거리입니다.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 게 뻔하지만 점점 더 첨예한 이슈로 떠오를 인권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골랐습니다. (tmi.책은 역시 종이책이 읽는 재미가 있는데 아쉬운대로 오디오북이라도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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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도입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어쩌면 인권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기도 합니다. 

 

"나는 당신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는 죽도록 옹호한다." - 볼테르, 프랑스 사상가


목차는 크게 11개의 주제로 구성됩니다. 저자는 난민, 혐오표현, 범죄자, 젠더, 동성애, 장애인, 노동조합, 직장 내 괴롭힘 같은 예민한 이슈를 놓고 인권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것을 제안합니다. 정서(감정)적인 면을 덜어내고 인권을 바라보면 무척이나 쉬울 수 있지만 인간이기에 우리는 각자의 정서를 필터로 끼고 상황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짓을 한 사람의 인권을 위해줘야한다고 앞장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요. 저는.. 자신없습니다.  


1장 착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인권이 좋아질까?

2장 그들에게 우리의 나라를 빼앗긴다면? 

3장 금수만도 못한 자들에게 인권이란?

4장 나의 양심은 국가 없이도 존재할 수 있을까?

5장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가 함께 살아가려면

6장 결혼만은 포기하라는 말의 의미

7장 혐오 표현도 표현의 자유일까?

8장 장애인 앞에 놓인 장애물을 없애려면

9장 공정한 채용을 위한 차별은 정당할까?

10장 파업할 권리와 불편하지 않을 권리 

11장 일터 괴롭힘은 누가 없앨 수 있을까?



7장 혐오 표현도 표현의 자유일까?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분은 오래전 어떤 강연에서 처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표현의 자유 가운데 '혐오 표현', 그러니까 사회적 약자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표현을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혐오 표현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거나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게도 하는 이 문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실명제 등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서양 문화권에서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기도 합니다. 

 

"우리가 경멸하는 사람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믿지 않으면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믿지 않는 것이다." - 노암 촘스키, 언어학자

 

책의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밝힐 때마다 이름도 함께 밝혀야 한다는 것은 과도하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을까? 자유로운 개인의 목소리가 혐오 표현이 줄어드는 것 이상으로 줄어들고 위축될 수 있다. 1%를 규제하기 위해 전체가 위축된다.'라고 말입니다. 이 부분도 인권이 상충되는 면이 있지만 저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8장 장애인 앞에 놓인 장애물을 없애려면

 

지금 제가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8장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이 나오는데 '탈시설'과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입니다. 장애인을 특정 시설에서 보호하는 것은 통제와 관리라는 폐쇄성에 따라 장애인 개인의 욕구나 개성을 무력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장애인이 사회와 교류할 기회 자체를 차단하는 결과는 낳습니다. 인권의 관점에서 탈시설화를 최종 목표로 하고 지역사회와 시민들을 준비시켜나가는 것이 옳은 방법입니다. 배리어 프리는 이동권과 관련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곳에 원하는 때에 자유롭게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장애인 교통수단을 확대하고 턱을 없애고 경사로를 만드는 등 편의시설을 늘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일이지 장애인에 대한 특별대우가 아닙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아집니다. 이 관심을 책임감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사회적인 이슈들은 대부분 인권으로 수렴됩니다. 인권감수성이라는 용어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것만 봐도 인권이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조건이나 기준보다 사람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책 제목처럼 인권이 차별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고민과 부담을 안겨주는 이 책이 저처럼 사회문제에 관심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의 '무관심'이라는 고질병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저부터.   


2022.10.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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