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동네 마트 장봐서 음식 해먹기, 플라타노 plátano 우추바 uchuba 알피나 유제품 Alpina
마트나 식당이 모여있는 하이스트릿까지는 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립니다. 가는 길은 아파트도 없고 모두 단층 주택가라서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조용한 골목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는데 카페 화단에 수국이 가득합니다. 색깔도 예쁘고 상한 잎도 하나 없이 싱그러운 모양입니다. 카페 주인이 가드닝을 잘하는 걸까요, 언제 한번 커피 마시러 와야겠습니다.
길가에는 쓰레기통은 아닌데 뭔가 담을 수 있는 철제 바구니가 군데군데 놓여있습니다. 개 똥을 담는 곳인데 우리나라처럼 쓰레기 분리수거나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아 반려동물 배변을 비닐에 담아 저기 넣어두면 쓰레기차가 다니면서 치웁니다. 영국도 그렇고 콜롬비아도 그렇고 쓰레기를 정말 막 버립니다. 문득 이렇게 엉망으로 모인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까 궁금하네요. 저는 글로벌 오지라퍼인가 봅니다.
참치(Atún) 캔을 샀습니다. 종류가 여러 개 있는데 레몬주스가 첨가된 물에 담긴 참치(?)를 골랐습니다. 어떤 맛인지, 내용물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요리를 해서 먹는 커다란 바나나인 플라타노(plátano)도 하나 샀는데 크기는 일반 바나나의 2~3배쯤 됩니다. 열대과일 우추바(uchuba)도 가끔 사다 먹는데 기름기가 있는지 물에 씻으면 미끌미끌합니다. 사과, 토마토, 오이, 양파, 피망, 계란, 양송이버섯, 블루베리는 항상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게 채워둡니다.
콜롬비아 유제품 브랜드 중 알피나(Alpina)가 있습니다. 제 입맛에 맞아 우유나 요거트는 늘 이 제품을 사다 먹습니다. 우유는 1리터에 5,400pesos(1,500원), 요거트는 22,000pesos(6,600원) 정도입니다. 콜롬비아에는 페트병이나 종이팩이 아닌 비닐에 든 우유나 물이 있는데 가격은 훨씬 저렴하지만 뭔가 면역이 강한 현지인을 위한 간편 포장인 듯해서 외국인인 저는 종이팩에 든 것을 삽니다.
쌀은 우리나라 쌀은 없고 인도네시아 쌀(알랑미? 안남미?)이 있는데 다행히 압력밥솥에 밥을 하면 우리나라 쌀처럼 촉촉하게 됩니다. 보고타는 고산지대(2,700m)에 전압도 110V를 사용하니 음식이 설익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압력솥을 가져온 동기도 있는데 저는 다행히 이사 온 집에 압력솥이 있어서 밥은 잘 해먹을 듯합니다. 쌀밥은 보통 점심에만 먹는데 버섯, 호박, 오이, 계란, 플라타노, 양파나 마늘을 곁들여 먹습니다.
요즘 보고타(Bogotá)는 거의 매일 흐리고 비가 옵니다. 적도 부근에 위치한 콜롬비아는 연중 햇볕이 뜨거울 것 같은데 고산지대인 덕분에 연중 선선합니다. 7~8월에는 날씨가 좋은 날도 많았는데 9월부터는 거의 매일 비가 오고 흐립니다. 런던(Londres) 날씨와 비슷한데 보고타가 기온이 조금 더 낮고, 태양은 더 뜨겁고, 바람이 더 많이 불고, 한 번에 내리는 비는 적은 편입니다. 구름과 노을은 똑같이 예쁩니다. 자연은 늘 그대로인 듯하지만 단 한순간도 똑같지 않습니다. 늘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물해줍니다.
2022.10.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