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봉사단원 일상, 비 오는 보고타 Bogotá, 콜롬비아 과자 JET쵸콜릿 TodoRico칩스
자고 일어났는데 편도선이 부었는지 목이 아픕니다. 아침을 먹고 따뜻한 라테를 한잔 타서 천천히 마십니다. 밤새 건조한 탓인 듯합니다. 조금씩 목이 풀리네요. 한국에서는 어디가 조금 불편해도 며칠 그냥 지켜보면서 지나기도 하는데 해외에서는 작은 컨디션 이상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감기든 몸살이든 초반에 관리하면 심해지지 않으니까요. 당분간은 집에서도 일회용 마스크를 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콜롬비아에 유명한 커피 브랜드 중에 후앙 발데스(Juan Valdez)가 있습니다. 헤이즐넛 향 인스턴트커피를 샀는데 향도 좋고 부드럽네요. 저는 커피를 잘 몰라서 헤이즐넛이나 바닐라 같은 향 있는 커피를 좋아합니다. 커피 마시면서 창밖을 보는데 느닷없이 폐선로에 기차가 지나갑니다.(헉!) 지난번 버디버디 프로그램에서 씨빠끼라(Zipaquira) 소금 성당 갈 때 탔던 칙칙폭폭 느리게 가는 관광열차네요. 주말에만 간헐적으로 운행하니 폐선로라고 착각할만합니다. 집에서 다양한 구경을 하네요. 재미있습니다.
집 옥상 테라스에 공용공간이 있습니다. 회의용 테이블이 있고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인데 제가 사용할 일은 별로 없어보입니다. 가끔 하늘 보러 올라올 것 같긴 하네요. 몬쎄라떼(Monserrate) 꼭대기에 있는 교회도 보입니다. 보고타(Bogotá)에 온 지 거의 3개월 만에 처음 제대로 된 음식을 했습니다. 밥솥에 밥을 하고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저는 음식에 간을 거의 안 해서 대접할만한 음식은 아니지만 제 입맛엔 역시 제가 만든 음식이 제일 잘 맞습니다. 밥은 죽밥을 좋아해서 물을 많이 부었더니 딱 알맞게 잘 됐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지난번 씨빠끼라(Zipaquira) 소금 성당에서 저혈당으로 쓰러졌던 이후 가방에 늘 초콜릿이나 사탕을 넣어 다닙니다.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지만 비상용으로 챙깁니다. 먹어본 중에는 JET라는 밀크 초콜릿이 제일 맛있습니다. 과자는 칩스를 좋아하는데 영국에서도 즐겨먹던 도리토스(Doritos)와 콜롬비아에서 유명한 또도리꼬(TodoRico)가 맛있습니다. 마트에 간 김에 몇 개씩 사 왔습니다.
집 앞에 큰 나무가 참 마음에 듭니다. 뭔가 든든하고 전체적인 창밖 풍경을 조화롭게 만들어줍니다. 푸른빛이 도는 밤하늘을 보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금새 폭우로 바뀝니다. 비 덕후(!)인 제게 비 오는 날은 언제나 기쁜 날입니다. 하염없이 비 오는 걸 보고 있는데 가로등 불에 비친 빗줄기가 뭔가 운치 있고 멋져 보입니다. 빗길을 달리는 차 소리도 듣기 좋습니다. 집 앞에 2차선 도로가 있는데 과속방지턱 4개가 연달아있고 규정속도도 30km라서 차들이 천천히 달리는 덕분에 빗소리가 더 잘 들립니다. 런던(Londres)에 살 때도 제 방 창문에서 집 앞 2차선 도로가 바로 보였고 건너편은 리치먼드 공원(Richmond Park)이었는데, 지금 보고타 집이랑 비슷한 게 많네요.
2022.10.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