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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KOICA 해외봉사 일기(44)ㅣ그리기 Dibujar 수업, 컨투어 드로잉, 장애인 손인형극 인형 수선 (ft.콜롬비아 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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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그리기 수업(Dibujar) : 기초 컨투어 드로잉(Contour Drawing), 장애인 손인형극 인형 수선


수업 3일차 입니다. 수업시간에 중요하게 전달해야 할 이야기는 메모지에 미리 적어서 갑니다. 오늘은 드로잉 기초인 컨투어 드로잉(Contour Drawing)을 해보기로 합니다. DIVRI 이용자(usuarios) 중 그림을 어느 정도 그리는 분이 몇 분 계시는데 대체로 사용하는 선이 약하고 짧아 선을 길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대부분의 이용자분들이 군인으로 오랜 기간 재직해서인지 펜을 부드럽게 쥐고 다루는 법에 익숙지 않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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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깨끗한 종이를 놓고 손풀기를 합니다. 직선 긋기, 곡선 그리기, 낙서하듯 이리저리 펜을 움직여봅니다. 아이들에게는 이 작업이 일상이라 편하고 자연스럽게 하는데 DIVRI 이용자 분들은 오히려 손 풀기 작업을 어려워합니다. 힘을 주는 게 익숙한 어른들에게 힘 빼기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손과 팔에 힘을 빼고 손목과 팔을 같이 움직이도록 여러 번 안내하고 컨투어 드로잉 작업을 합니다.





먼저 그리기 쉬운 물건, 동물, 본인 얼굴 순으로 그려봅니다. 캔버스 한 장을 분할해서 작게 그리는 분들께는 한 장에 크게 하나를 그리도록 합니다. 작업이 너무 힘들고 어렵지만 뭔가 특별하고 재미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조금씩 드로잉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점심은 기관 내 구내식당에서 먹습니다. 11,600pesos(3천원)에 이 정도면 괜찮습니다. 수프랑 과일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DIVRI에서 키우는 늙은 개 깐델라(Candela)는 기력이 없는지 풀밭에 누워있습니다. 이용자분들이 가끔 도시락을 싸와서 까밀라에게 주는데 잘 먹지도 않습니다. 생명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이겠지만 왠지 슬프네요. 까밀라는 누워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오후 수업시간에는 사회복지 파트 장애인 이용자분들이 대거 수업에 오셨습니다. 사실 장애인 미술활동에 대한 것은 지식도 없고 경험도 없어서 유아나 초등 저학년 수준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다루기 쉬운 재료인 크레용과 펜으로 구겨진 종이의 라인을 따라 그리고 색깔을 입히고, 단순한 형태의 꽃 그림에 몇 가지 색깔을 그라데이션하는 작업을 같이 합니다. 몇몇 분은 곧잘 하시고, 몇몇 분은 지나치게 디테일하고, 대부분의 분들은 선을 따라 그리는 것도 어려워합니다. 코워커 신디(Cindy)가 이 정도 수준에서 손을 사용하고 색깔을 사용하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정도면 좋다고 말해줍니다. 



오후 수업이 없는 날은 사회복지 파트 장애인 활동에 같이 참여합니다. 요즘은 손인형극을 연습하는데 간단한 대사를 외우고, 인형을 다루기 위해 손 움직이는 연습도 같이 합니다. 손인형극에 사용되는 인형 수선은 미술 파트인 신디(Cindy)와 제가 맡았습니다. 실리콘 건으로 떨어진 부분을 붙이고, 혀나 눈 등 없어진 부위는 새로 만들어 붙입니다.




수업 마치면 늘 바로 숙소로 가는데 오늘은 조금 울적해서 동기와 인근 쇼핑센터에 가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동기 4명 중 2명은 이미 집을 구해서 이사를 했고, 저와 동기 한명은 아직 임시 주거지에서 생활 중인 게 큰 이유가 될 듯합니다. 주거지가 안정되어야 활동이든 현지어든 집중할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해질녘에 식당에 앉아 팝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니 느닷없이 런던(Londres)에서 생활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런던을 향한 제 짝사랑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식사를 하고 7시쯤 귀가합니다. 




2022.9.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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