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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KOICA 해외봉사 일기(43)ㅣ종이접기 Origami 수업, 보고타 Bogotá 야경 (ft.콜롬비아 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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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종이접기 수업(Origami) : 초급 단계, 집(casa), 별(estrella), 한복(hanbok) 접기


수업이 있는 날은 보통 8시 30분쯤 기관에 출근합니다. 임시 주거지가 DIVRI(한-콜 우호재활센터) 바로 뒤편이라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아직 직원용 출입증이 나오지 않아 일반 방문객용 게이트를 이용합니다. 등록한 지문을 기계가 잘 인식하지 못해 매일 외국인 신분증을 보여주고 새로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노트북을 가져가면 전자기기 반입 대장에 기재하고, 보안을 위해 가방 검사도 매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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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달에는 매일 다르게 다양한 활동을 해보기로 합니다. 수강생의 수준이나 기호도 알아보고 어느 정도의 장애를 가진 분들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공예 작업 중 가장 기본인 종이접기를 준비했습니다. 쉬운 종이접기 두 가지(집, 별)와 조금 어려운 단계 한 가지(한복) 해서 총 3가지입니다. 코워커 신디(Cindy)에게 듣기로 수강생들이 대부분 종이접기를 좋아하는데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세모 접기, 네모 접기, 반으로 접기 같은 기본부터 알려줘야 하나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잘 따라 하십니다. 특히 수강생 중 시각장애가 있는 분이 계신데 꽤 잘 접습니다. 손의 감각으로만 종이를 대하니 조금 느리지만 정확하게 따라 합니다. 역시 신디(Cindy)의 말대로 재미있어하시는데 놀랍도록 못 접는 분들이 많습니다. 방향도 틀리고, 선을 맞춰서 접는 것도 잘 안 되는 게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될 정도입니다. 한분 한분 도와드리면서 수정해줍니다. 2시간 동안 세 종류의 종이접기를 하는데 시간이 빠듯합니다. 









제 스페인어 실력으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게 어려워 코워커 신디(Cindy)의 도움을 받아 수업을 진행합니다. 콜롬비아 귀국단원인 동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콜롬비아는 초등교육과정에 미술과 음악수업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예체능 지식이나 기술에 익숙하지 하는 듯합니다. 수강생 분들의 수준 차이도 큽니다.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손가락이 불편하신 분, 손목, 팔, 어깨가 불편하신 분 등 재활이 필요한 분들도 있습니다. 각각의 상황에 맞는 도움을 드릴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우리나라 한복을 모르는 분들도 많아 대한민국의 전통 의복이라는 설명도 여러 차례 덧붙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를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콜 우호재활센터(DIVRI) 입구 현판에 대한민국 정부가 설립했다는 글귀가 있는데 괜히 서운한 마음에 부족한 스페인어 실력이지만 열심히 우리나라를 소개합니다. 결과물이 마음에 든다며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셔서 기념으로 수강생분들과 사진도 한 장 남깁니다.





오후 4시까지 수업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비가 내립니다. 보고타(Bogotá)는 런던(Londres)만큼 수시로 비가 옵니다. 다행히 기온은 런던보다 춥진 않습니다. 가방에 늘 우산을 넣고 다니는데 우산을 꺼내 쓸 정도는 아니고 집이 가까우니 쓸까말까 고민하면서 그냥 집까지 비 맞고 걸어갑니다. 숙소 근처 창고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서 뭔가 먹고 있습니다. 우사껜(Usaquén) 숙소 근처에 살던 꼬질꼬질 집고양이 안디(Andy) 보다 뽀얀 길고양이입니다. 



올 때 운동화 3개, 구두 1개를 챙겨 왔는데 운동화 2개는 매쉬 소재라 방수되는 신발만 신다 보니 흰 운동화가 진회색이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몇 달을 신고 다녀도 신발이 깨끗한데 보고타는 길에 흙먼지도 많고, 도로 상태도 안 좋은 데다 비가 자주 오다 보니 신발이 쉽게 더러워집니다. 두 달만에 운동화를 씻어 햇볕 아래 말려둡니다.  



보고타(Bogotá)에 와서 저녁시간에 밖에 돌아다닌 적이 없습니다. 워낙 위험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제가 느끼기에도 위험한 듯(저는 선천성 쫄보입니다)해서 6시 전에는 숙소에 들어옵니다. 야경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쉬운 마음에 방에 불을 다 끄고 창 밖으로 보고타의 밤을 느껴봅니다. 몬쎄라떼(Monserrate) 산 중턱에 집들이 많네요. 산동네 마을에 불이 밝은데 가로등인지 집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창밖을 바라보다 블라인드를 내리고 전기담요로 따뜻하게 데워진 이불속으로 들어갑니다. 굳밤. 


2022.9.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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