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보고타 Bogotá에서 신앙생활 하기, 교회 찾기, 할인마트 D1 장보기
보고타(Bogotá)에 와서 숙소 근처에 교회가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콜롬비아는 가톨릭 교회가 대부분이라 개신교 교회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페인어 선생님(Mary Jo)이 크리스천이고 한국음식을 좋아해서 한인교회에 출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 있는 숙소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 갈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저께 Mary Jo 선생님이 숙소 근처 교회에서 집회가 있다며 생각이 있으면 같이 가자고 합니다. 마침 현지적응훈련이 끝나고 기관에 출근하기 전까지 이틀 정도 여유 시간이 있어 그러기로 합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교회까지 걸어서 25분 정도 걸립니다. 집회가 10시라서 9시 20분쯤 숙소에서 나와 천천히 걸어갑니다. 늘 어학원과 KOICA 사무소가 있는 번화한 동쪽지역만 다녔는데, 교회가 있는 우사껜(Usaquén) 서쪽은 동네가 조용하고 고급 주택들이 많습니다. 공원을 지나가는데 덩치 큰 개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며 놀고 있습니다. 한가로운 풍경이 보기 좋습니다.
교회(Tabernáculo de la Fe: 믿음의 장막)에 도착하니 9시 50분쯤 되었습니다.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으니 안내를 맡고 계신 집사님들이 인사를 해주십니다. 제 소개를 하니 안쪽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받아서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날씨가 좋네요. 스페인어 선생님(Mary Jo)이 일이 생겨 조금 늦는다며 저에게 먼저 들어가 있으라고 합니다. 커피를 다 마시고 예배당 입구에서 목사님, 부목사님과 인사를 하고 들어갑니다. 콜롬비아에 있는 개신교 교회는 대체로 재정이 어려운 편이라 시설이나 건물이 낡고, 교회 위치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찬양을 세곡 정도 부르는데 당연히 다 모르는 곡입니다. 일어나서 찬양하는데 서서 박자맞춰 손뼉을 치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다들 열정적으로 찬양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인 목사님이 나오셔서 유창한 스페인어로 설교를 시작하십니다. 초급반인 제 귀에 단어 하나하나는 다 들리는데 그걸 엮어 의미 있는 언어로 만들어내는 건 아직 무리입니다.
설교말씀을 한참 듣고 있는데 부목사님이 뒤에서 "알아듣겠어요?" 하십니다. "잘..." 했더니 통역을 붙여주십니다. 뒤에서 계속 한국말로 통역을 해주시는데 그것도 귀에 잘 안들어오고 심지어 졸립니다. 꾸벅꾸벅 조는데 Mary Jo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제 옆자리에서 열심히 노트에 필기까지 하시면서 설교말씀을 듣습니다. 저는 점점 더 졸립니다.
12시 30분쯤, 무사히(?) 첫 스페인어 예배를 마치고 Mary Jo 선생님 남편분이 차로 집까지 데려다주셔서 편하게 왔습니다. 강아지도 같이 차에 타고 있었는데 정말 귀엽습니다. 나이는 4살, 2019년생 제 고양이 다콩이와 나이가 같습니다. 창문 밖을 바라보며 바람 쐬는 표정이 거의 사람입니다.
저녁에는 숙소 뒷편 아히아꼬(Ajiaco) 전문점에서 오랜만에 수프를 포장해옵니다. 사장님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셔서 제가 가면 치킨이랑 밥, 바나나를 더 많이 넣어주십니다. 그동안 잘 먹었습니다. 오는 길에 할인마트 D1에 잠시 들러 칩스 한 봉지를 사 옵니다. 동네 마트 몇 군데 중 여기가 물건이 가장 저렴한 듯합니다. 고양이 집사인 제 눈에는 고양이용 간식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고양이 사료나 간식은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칩스와 코코넛 사탕을 사봤는데, 아직 콜롬비아 '인생 과자'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2022.9.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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