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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KOICA 해외봉사 일기(36)ㅣ봉사단원 8주 현지적응훈련 기간 중 일상 (ft.콜롬비아 보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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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봉사단원 8주 현지적응훈련 기간 중 일상 (ft.콜롬비아 보고타)


봉사단원으로 현지에 파견되면 생각보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경험하게 됩니다. 현지어를 잘하느냐 아니냐, 몸 컨디션이 좋으냐 아니냐, 사람들과 잘 지내냐 아니냐 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그 나름의 애로를 겪게 되니까요. 그래서 봉사단원들에게 소위 '멘털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이 두 번째 파견인 동기 한 명이 예전에는 매월 안전상황보고서에 스트레스나 우울 관련 항목이 없었는데 새로 생겼다고 합니다. KOICA에서도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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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의 스트레스 요인은 집입니다. 다음주면 8주간의 현지적응훈련이 끝나고 기관 근처로 숙소를 옮겨야 하는데 아직 집을 못 구했습니다. 집은 10여 군데 봤고, 그중 두 곳은 KOICA 변호사를 통해 계약을 시도했는데 불발됐습니다. 주말마다 집 보러 다니는 게 일입니다. 오늘도 동기와 아침일찍부터 줄줄이 예약 잡은 집을 보러 나섭니다. 다행히 날씨가 좋습니다. 집 구하러 다니는데 비 오면 더 심란하거든요. 




동기가 9시에 예약한 집을 보고, 제가 10시에 예약한 집을 봅니다. 두군데 다 동네 분위기도 괜찮고 집 컨디션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150기가 1년 단원이라 현지적응훈련 8주를 빼면 10개월 계약을 하려다 보니 집주인들이 고사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계약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다음 집을 보러 가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후안 발데스(Juan Valdez)에서 커피를 한잔합니다. 그라니싸도(granizado), 커피 아이스크림과 아이스커피 중간쯤 되는데 맛있습니다. 커피 좋아하는 언니 생각이 나네요. 한국 갈 때 사가야겠습니다.    




콜롬비아는 아파트 단지(Conjunto Residencial)나 주거용 빌딩(Edificio) 마다 옥상 테라스가 있는데 집을 보러가면 늘 집, 옥상 테라스, 피트니스센터, 공용 세탁실, 공용 회의실 등을 보여줍니다. 잠시 하늘도 보고 보고타 전경도 감상합니다. 보고타는 계절이 없고 날씨 변화가 크지 않으니 옥상 테라스 문화가 발달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태풍 불고, 눈 오고, 장마철 비 오고 하면 테라스 관리가 어려우니 발코니나 테라스 대신 베란다를 만들어둔 것이겠지요. 





저는 아침을 늘 챙겨먹는데 동기는 주로 아침을 거르고 아침 겸 점심을 먹습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 메뉴 선택권은 동기에게 넘깁니다. 집 보러 다니느라 고생했으니 비싼(!) 한국음식을 먹자고 합니다. 대사관 근처 한국관 식당, 인테리어나 외관이 우리나라 어느 시골에 있는 식당 같습니다. 둘 다 김치찌개를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 밑반찬도 실컷 먹습니다. 음식 사진만 놓고보니 콜롬비아 음식에 비해 한국 음식은 특히 색이 붉네요. 대체로 음식이 맵습니다. 옆 테이블에 앉은 콜롬비아인 가족도 떡볶이를 주문하면서 덜 맵게 해달라고 웨이터에게 여러 번 이야기합니다.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비가 쏟아집니다. 후두두둑. 바람도 심하고 비가 많이도 옵니다.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사온 옥수수를 꺼내 삶습니다. 비 오는 날 옥수수 먹으면서 책 읽고 있으니 더 바랄게 없습니다. 콜롬비아 옥수수는 알이 크고 틈새가 헐렁해서 먹기 수월하고 식감도 쫄깃합니다. 두 개 삶아서 하나는 오늘 같이 집 보러 갔던 동기 방에 갖다 줍니다. 동기도 저도 오늘 보고 온 집이 계약되면 좋겠습니다. 제발.





2022.9.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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