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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언어의 온도ㅣ이기주 (ft.말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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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언어의 온도ㅣ이기주 (ft.말의 품격)


성경 누가복음 6장 45절,

 

"선한 사람은 마음의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의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

 

이 말씀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늘 저를 돌아보는 기준으로 삼습니다. 마음의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 과장을 조금 보태 그 사람의 말을 보면 그 사람에 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언어의 온도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래서 우리 인간의 마음의 온도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저자의 프로필을 찾아보니 경제신문사 기자에서 작가로 커리어를 옮긴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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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법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인 듯하다. 순응 아니면 체념이다. 특히 체념은 슬픈 단어다. '희망을 버리고 아주 단념하는 것.'... 돌이켜보면 내 내면에서 스멀스멀 피어올랐던 질문처럼 절박하고 명확한 것도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걸 따라가는 과정에서 나만의 샛길을 발견하곤 했다. 삶의 진보는 대개 사소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내 안에서 시작된 사소한 질문, 절박하고 명확한 그 질문을 따라 저도 지금 콜롬비아 보고타에 와있습니다. 그 질문을 외면하기 위해 오래 씨름하고 다른 질문에 더 집중하려고 할수록 그 질문은 점점 더 분명해졌습니다. 모험은 주도권이 내게 있지 않습니다. 체념과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그래서 모험보다 체념을 택하기가 수월합니다. 모험은 매 순간 다양한 환경에 휘둘리고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지만 나를 자라게 합니다.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서성이기 보다 눈물을 머금더라도 있는 힘을 다해, 제 발로 땅을 박차고 울타리를 뛰어넘어야 한다... '어른'이 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진짜 내'가 되는 것이 아닐까?"  

 

본래성(Authenticity)을 따르는 삶을 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그때부터 시련이 시작됩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1994)을 보면 일생을 감옥에서 보낸 늙어버린 브룩스는 출소 후 자유를 되찾자 자살을 합니다. 자유를 박탈 당한채 오랜 시간 살아온 사람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자유를 두려워합니다. 내일이 예상되는 아이의 세계와 그렇지 않은 어른의 세계, 진짜 내가 되는 일에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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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는 사람의 말 한마디가 의술이 될 수도 있어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환자분~' '어머님~' '아버님~' '어르신~' '할머니~ 할아버지~' 이런 호칭은 병원에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저는 왜 '호스피스'라는 단어만 보면 머릿속에 신호음이 울릴까요. 어떠한 말을 해도 그것이 타인에게 거슬리지 않는, 그런 인격을 갖추게 되면 제가 이런 귀한 일에 부름을 받을 수도 있을까요. 혼자 김칫국을 떠먹어봅니다.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상처를 경험한 사람의 예민하고 섬세한 눈은 타인의 상처에 민감합니다. 마음을 다쳐본 사람은 마음이 아픈 사람을 쉽게 알아보고, 신체를 다쳐 흉터가 남은 사람은 몸이 아픈 사람의 필요를 누구보다 잘 압니다. 상처로 인해 타인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타인을 대하는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것도 상처의 경험 덕분일 겁니다. 사는 게 어려운 것은 사랑하기, 그러니까 아픈 경험하기가 쉽지 않아서라는 생각도 듭니다. 




"응 그래 바쁘지? 그냥 한번 걸어봤다." 

 

언제부터인가 아버지가 이렇게 운을 떼며 전화를 하실 때가 가끔 있습니다. 이 말의 속 뜻을 이 책에서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냥 걸었다는 말 속에 생각보다 무겁고 따뜻한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막연히 느끼긴 했지만 말로 설명할 수는 없었는데, 내일은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봐야겠습니다. 똑같은 멘트로. "아빠 바쁘죠? 그냥 한번 걸어봤어요."




"미안하고 고마워" 

 

이 말은 어머니가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빚이 있다면 분명 자식에게 있을텐데 다자란 제가 뭔가 해드리면 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엇을 더 해주고 싶으신 걸까요. 저는 제가 드려야 할 것만 생각나는데 말이죠. 무한한 사랑과 보살핌을 주시는 분, 어떤 투정도 다 들어주시는 분, 그러면서도 계속 더 주고 싶어 하시는 분, 어머니의 존재는 예수님을 떠올리게 합니다.  


2022.8.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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