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영화 페르디난드 Ferdinand, 콜롬비아 보고타 생선요리 (ft.우사껜Usaquén)
보고타에 온지 50일 정도 되었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음식을 먹었는데 치킨(pollo)과 생선(pescado)을 가장 많이 먹은 듯합니다. 돼지고기는 좋아하지 않고, 소고기는 저렴한데 맛이 없습니다. 채소와 과일만 먹을 순 없다 보니 치킨과 생선이 주식이 되고 있습니다. 스페인어 선생님(Mary Jo)이 소개해준 어학원 근처 로컬 식당 음식이 입에 잘 맞아서 요즘 구내식당 삼아 거의 매일 갑니다. 콜롬비아는 대부분의 음식을 튀기거나 수프 형태로 삶아 먹습니다. 생선'구이'는 보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은 생선 튀김인데 빨간 생선 한 마리를 통으로 기름에 튀겨 감자튀김, 샐러드, 쌀밥과 같이 내어줍니다. 두 번째 사진은 생선 한 마리를 옥수수, 감자, 플라타노(platano; 초록색 큰 바나나)와 같이 수프로 끓인 건데 쌀밥, 아보카도와 같이 먹습니다. 둘 다 20,000 pesos(6천 원), 현지식으로는 비싼 편에 속합니다. 저는 생선 대가리나 뱃살은 비려서 못 먹는데 콜롬비아 생선요리는 전혀 비린맛이 없습니다. 인근 레스토랑은 음식이 대체로 짜거나 단데, 로컬 식당은 음식이 짜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아 좋습니다. 먹고 나면 속이 편합니다.
오후 수업은 2시부터 시작이라 점심 먹고 동네 한바퀴 돕니다. 현지 적응훈련 기간에 머무는 우사껜(Usaquén) 지역은 부촌이라 대체로 깨끗하고 조용합니다. 도로나 보도블록은 아무리 부촌이라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콜롬비아는 도로보수를 하지 않는 것인지, 예산 사정으로 하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좋은 차를 타도 도로가 엉망이라 승차감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오후 수업시간에는 스페인어로 제작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한편을 봅니다. 2017년 개봉한 페르디난드(Ferdinand), 투우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언어 수준은 DELE로 치면 A2 레벨(Nivel) 정도 됩니다. 선생님이 나눠주신 프린트물의 문제를 풀면서 2시간 정도 자막없이 영화를 보는데 대사가 들립니다. 스페인어 2개월 차, 제 수준이 이제 자막 없이 애니메이션 볼 정도는 되나 봅니다. 애니메이션을 워낙 좋아해서 스페인어가 더 잘 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학원 뒷편 쇼핑센터 앞 뜰에 사는 검은 고양이 두 마리입니다. 고양이들 보려고 일부러 이쪽 길로 둘러갈 때도 있습니다. 둘이 똑같이 생긴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한 마리는 올블랙이고 한 마리는 약간 갈색빛이 도는 검은색 털을 가졌네요. 한 마리는 귀를 쫑긋한 채 자고 있고, 한 마리는 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바라보느라 목을 뒤로 꺾고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지내는 듯 건강해 보이고 털에도 윤기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숙소 근처에 사는 고양이 안디(Andy)입니다. 처음 봤을 땐 워낙 몸집도 작고 발도 더러워서 길고양이인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마트에 우유 사러가는 안디 보호자를 만났습니다. 아저씨는 자기 고양이라며 엄지를 척하고 세웁니다. 안디는 우리가 "안디!" 하고 이름을 부르면 조르르 달려옵니다. 목소리는 아직 아기 고양이입니다. 삐용삐용. 큰 개가 산책하러 나오니 재빠르게 쓰레기봉투 뒤에 가서 숨습니다. 입 바로 밑에 검은색 무늬가 귀엽습니다. 같은 턱시도 무늬인 우리 다콩이는 코에 점이 있는데, 안디는 턱에 있네요. 내일 또 만나!
2022.8.
글약방her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