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KOICA 해외봉사 일기ㅣ콜롬비아 미술교육
Jardin Botanico 하르딘 보타니코, 보고타 식물원, 버디버디 프로그램
버디버디 프로그램이 있는 토요일입니다. 오늘은 보고타(Bogotá)에서 가장 큰 식물원 하르딘 보타니코(Jardín Botanico)와 볼리바르 공원(Parque Central Simón Bolivar)을 방문하는 일정입니다. 공원을 좋아하는 저는 오늘 일정이 4차에 걸친 버디버디 프로그램 중 가장 기대됩니다. 런던(Londres)은 곳곳에 공원이 있어서 수시로 공원에 가서 앉아있곤 했는데 보고타 우사껜(Usaquén) 지역은 큰 공원이 없어 아쉽습니다. 숙소에서 남쪽으로 차로 30분 정도 달려 하르딘 보타니코에 도착합니다.
입장료는 역시 콜롬비아인과 외국인에 차이가 있습니다. 외국인은 15,000pesos(4,500원), 콜롬비아인 버디들은 10,000pesos(3,000원)입니다. 입구부터 싱그러운 흙냄새, 풀냄새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코스를 따라 걷다 보니 비가 옵니다. 카페에서 잠시 비를 피합니다. 음료를 주문해서 마신 동기가 맛이 이상하다며 오만상을 짓습니다. 저는 안전(!)하게 커피콩에 초콜릿을 코팅한 간식을 삽니다. 오후까지 다녀야하니 저혈당 예방용으로.
다시 해가 나고 산책을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열대 식물들이 가득합니다. 나무는 키가 크고 둥치도 굵고, 식물 잎은 둥글고 크고 두껍고, 꽃잎도 크기가 큰 편입니다. 고산지대는 식물이 늦게 자라는 대신 속이 알차게 크는데, 콜롬비아 커피콩이 유명한 이유도 그때문이라고 합니다. 천천히 공원을 산책하는 동안 여러 번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합니다. 식물 잎에 빗방울이 동글동글 맺힙니다.
벌들이 머물 수 있는 호텔(Hotel de abejas)도 있습니다. 멀리서 보고 담배꽁초를 모아서 재활용 예술품을 만들어 둔 줄 알았는데 벌 호텔입니다. 귀엽습니다. 콜롬비아에서 많이 보이는 새 중에 부리와 다리, 눈동자가 오렌지색이고 다리가 무척 긴 새가 있습니다. 긴 다리로 겅중겅중 뛰듯이 걸어가는 모습이 타조 같기도 합니다. 이름모를 노랑부리새(?)를 좋아하는 동기 한명은 쫓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전망대에서 버디들과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사진을 부탁한 콜롬비아인은 허리를 뒤로 꺾어가며 열과 성을 다해 사진을 찍어줍니다. 덕분에 각도가 아주 잘 나왔습니다. 무슨 '껍질(Cascara)'를 보러가자며 앞서 걷는 버디를 따라 한참을 갑니다. 도착해서 보니 껍질[Cascara]이 아니라 폭포[Cascada]였습니다. 아쉽게도 폭포 운영은 중단됐는지 연못만 남아있습니다. 의사소통 문제로 한참 웃다가 버디 한 명이 폭포를 [목포]라고 발음하기에 목포는 도시 이름이고 [폭포]라고 정정해줍니다. 또 다 같이 깔깔대며 웃습니다.
마지막 코스로 온실을 구경합니다. 온실은 아마존(Amazonas)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 타타코아 사막(Desierto de la Tatacoa)에 사는 식물 등 구역별로 테마를 두고 전시하고 있습니다. 콜롬비아는 총면적이 약 1억 1,417만 헥타르로 우리나라(1,004만 헥타르)의 11배에 달하고, 태평양 연안, 카리브 해안, 안데스 산맥, 아마존, 사막 등 지역에 따라 기후 등 자연환경도 천차만별입니다. 온실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를 건너가면 따뜻한 곳, 더운 곳, 습한 곳, 선선한 곳 등 자라는 식물에 따라 공기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하르딘 보타니코(Jardín Botanico)에도 어김없이 보고타 조형물이 있습니다. 뒤로는 키 큰 열대 나무들이 쭉쭉 하늘로 뻗어올라가 있습니다. 다 둘러보는데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여러 명의 인원이 같이 움직이다 보면 시간이 지체되기 마련립니다. 점심은 버디들이 도시락을 준비해왔습니다. 근처 볼리바르 공원(Parque Central Simón Bolivar)으로 이동해 피크닉을 하자고합니다. '피크닉'이라는 단어에 먼지와 개똥, 비와 바람을 염려하는 저는 피크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2022.8.
글약방he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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